10월에 접어들면서 갈치가 살이 올라 통통하고 맛있어졌다. 어머니는 매년 이맘때면 아버지와 함께 새벽에 포구로 나가 은백색 광택이 반짝이는 갈치를 사 와서는 텃밭 돌담 위에 달려 있는 늦호박을 따다가 숭덩숭덩 썰어 넣고 갈치국을 곧잘 끓여 주셨다. 제주도 여행에서 혹시 갈치국을 드셔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텃밭의 배추와 호박, 그리고 양념이라곤 마늘과 소금만 넣었을 뿐인데도 고소하고 비리지도 않으면서 시원함에 놀란다.
필자는 형제자매가 6남매나 돼 늘 빠듯한 생활이었지만 생선을 참 많이 먹고 자랐던 것 같다. 그래서 밥상에 생선이 없으면 먹을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릴 때 입맛이 평생 간다는 말도 있듯이 찬바람 살랑거리는 가을이 되면 어머니가 끓여 주셨던 갈치호박국이 그리워 꼭 만들어 먹게 된다. 갈치는 서해와 남해, 제주 지역에서 많이 잡히며 국과 찌개, 구이, 조림, 튀김 등이 가능하다. 바다가 주는 선물, 반짝이는 은백색의 갈치로 가을 입맛 한번 돋워 보실까요?
◆구입요령·손질·보관법
은분이 벗겨져 있지 않으며 등이 약간 검은색을 띠는 것, 은백색의 광택이 있고 흠집이 없고 탄력이 있는 것이 싱싱하다. 살이 단단하고 악취가 나지 않는 것을 고른다. 내장을 꺼낸 뒤 칼끝으로 갈치 표면을 덮고 있는 은백색의 반짝이는 은분을 깨끗이 긁어내고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소금을 뿌려 용기에 담아 랩을 씌워 냉동보관 한다. 은분은 비린내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아무런 영양가도 없어 가능하면 긁어내고 조리하도록 한다. 해동을 할 때는 미리 냉장실로 옮겨 두거나 급할 때는 심심한 소금물에 담그면 맛도 유지되면서 해동도 빨리 된다. 구이를 할 때는 레몬즙이나 카레가루를 조금 뿌려 구우면 색깔도 예쁘고 비린내도 거의 나지 않는다.
◆갈치의 효능
갈치는 단백질 함량이 많고, 지방이 적당량 들어 있어 과잉 섭취만 하지 않는다면 다이어트 식사에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페닐알라닌,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된 단백질 식품이다. 특히 라이신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에 좋다.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많은 산성 식품이므로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갈치카레구이
▷재료: 갈치 3토막, 소금, 카레가루 1큰술
①내장을 제거한 갈치는 적당한 크기로 토막을 내고 가위를 이용해 지느러미를 자른 뒤 깨끗하게 씻는다.
② 칼집을 내고 짜지 않게 소금을 뿌려 10분간 둔다.
③카레가루를 앞뒤로 고루 조금씩 뿌린다. ④그릴이나 오븐, 구이전용 팬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갈치호박국
▷재료: 갈치 1마리, 조선호박 100g, 얼갈이배추 1줌,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양념: 마늘 2쪽, 소금·국간장 약간
①갈치는 찬물에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삼삼하게 소금 간을 한다.(갈치를 살 때 소금을 쳐서 사 오면 너무 짜므로 입맛에 맞게 직접 간을 하는 편이 좋다.)
②청양고추, 홍고추는 송송 썰고 배추도 한 입 크기로 썬다.
③호박은 도톰하게 썰고, 마늘은 편 썰기를 한다.(마늘은 다져 넣으면 국물이 지저분하므로 편 썰기를 한다.)
④냄비에 물을 넣고 팔팔 끓으면 호박과 마늘부터 넣고 끓이다가 배추와 갈치를 넣는다.
⑤배추와 갈치가 익으면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고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살짝만 한다.(갈치를 넣고 너무 오래 끓이지 않도록 하며 둥근 조선호박이 맛있다.)
♣갈치조림
▷재료: 갈치 3토막, 무 600g, 고춧가루 2큰술, 국간장 1큰술, 청·홍고추 1개씩, 멸치 10개, 다시마 5㎝ 2장(또는 멸치다시마 국물)
▷조림장: 고춧가루 3T, 국간장 2T, 수제맛간장 2T, 다진마늘 1T, 후춧가루, 백포도주 1T, 다진파 2T, 생강즙 1t, 풋고추 1개(수제 맛간장이 없으면 진간장, 백포도주 대신 청주 가능)
①무는 도톰하게 썬다.(큰 무는 반달모양으로)
②갈치는 깨끗하게 씻는다.(간이 없는 갈치는 소금 간을 하고 은분을 칼 끝으로 긁어내도 좋음)
③냄비에 다시마, 물, 멸치, 무, 고춧가루 약간, 간장 1큰술을 넣어 먼저 푹 익힌다.(멸치다시마 국물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하여도 됨)
④무가 익는 동안 위 양념 재료로 조림 양념장을 만든다.(농도는 조리과정 4번의 국물로 맞춘다.)
⑤무가 어느 정도 익으면 갈치를 올리고 양념장을 끼얹어 뚜껑을 덮고 끓이다가 중간중간 국물을 끼얹으면서 국물이 자작할 때까지 조린다.
정영옥 (푸드 블로그 '비바리의 숨비소리' 운영자) blog.naver.com/007c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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