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 낭독연극 '영영이별 영이별' 5일 대구공연

입력 2014-10-02 07:00:46

국모에서 걸인까지…단종비 정순왕후 변신

배우 박정자(73)의 낭독연극 '영영이별 영이별'이 5일(일) 오후 6시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대구 관객들과 만난다.

봉산문화회관이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연극계의 전설, 배우 박정자를 초청한다. 박정자는 1963년 연극 '악령'으로 데뷔한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지난 50여 년간 130여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이러한 꾸준함과 함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늘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배우다.

영영이별 영이별은 조선의 여섯 번째 임금인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 씨'가 이승을 떠나면서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는 모노드라마다. 그의 혼백은 이승을 떠나는 의식인 49재에서 49일 동안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지아비이자 비운의 임금인 단종을 불러본다.

열다섯의 나이에 자신보다 한 살 어린 단종과 정략 혼인해 왕비가 되는 정순왕후 송 씨. 하지만 그로부터 1년 6개월 만에 단종은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의 명으로 영월로 유배를 떠난다. 단종은 결국 다섯 달 만에 죽음을 당하고, 정순왕후 송 씨 자신도 가혹한 운명을 맞이한다. 한 나라의 국모에서 서인으로 추락하고, 걸인과 날품팔이꾼 등으로 살다 여든둘의 나이에 쓸쓸히 세상을 떠난다. 정순왕후 송 씨는 죽고 나서야 먼저 떠난 단종에게 자신의 굴곡졌던 인생사를 하나 둘 털어놓는다. "나는 우는 듯 웃으며 죽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치욕에 분노로 끓어오르고, 무상한 삶을 체념하며, 지아비와 못다 한 사랑에 애달파한다.

소설 '미실'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 김별아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각색해 영상과 연주를 곁들였고, 박정자가 연극과 문학을 결합한 '들려주는 연극'을 펼친다. 이자연의 해금앙상블, 이정엽의 기타 연주, 최치림의 연출이 박정자만을 위한 감동의 낭독 무대를 꾸민다. 전석 3만원. 053)661-3521.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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