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 최근 물의 생산과 공급과정에서 파생된 물산업은 21세기를 선도할 블루골드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4월에 대구와 경북에서는 세계 최대의 물 행사인 제7회 세계물포럼이 열린다. 세계물포럼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전 지구적인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다.
환경부는 현재 대구국가산업단지에 2017년까지 총사업비 3천519억원을 투입해 컨트롤 타워인 물산업 진흥센터, R&D를 담당할 물융합 연구동 및 산학캠퍼스, 해외진출을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사업화를 위한 실증화 단지 등을 집적화하는 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예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 2016년 착공하여 2017년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업 클러스터란 일정 지역에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보교류를 통해 기술개발, 산업활동, 생산혁신 등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구축된 산업 거점을 말한다. 물산업 클러스터 성공의 핵심요소는 많은 물 관련 기업들이 클러스터에 입주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물 관련 기업들의 입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주변지역의 산업기반이 중요하다.
물산업 클러스터는 대구시 주력산업인 기계'금속 업종과 연계하고, 새로 조성 중인 국가산업단지 내 IT, BT, NT 등 첨단 지식기반 산업과 융합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전국 최대 규모의 물산업 핵심소재인 멤브레인 제조업체가 다수 있으며, 하수 재이용 사업, 동해안 염지하수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고, 장래 물산업 최대 수요처인 경상북도와의 상생 협력은 필수이다.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시장의 확대이다. 물산업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은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운 후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물시장 여건으로는 물산업 클러스터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상하수도가 대부분인 국내 물산업은 그동안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으로 운영되어 대부분 현상유지에 급급했으며, 이는 수돗물 불신과 하수관거 정비 불량으로 인한 악취 등 하수도 관련 민원을 초래하고 있다. 현재 예비 타당성 평가를 하고 있는 환경부의 기본계획 정도로는 시장이 확대될 수 없다. 경상북도와의 상생 정책이 포함된다면 훨씬 발전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정부와 각 지자체의 획기적인 재정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환경부의 물산업 시장 육성 정책과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상하수도 서비스 질 개선을 전제로 한 상하수도 요금 현실화도 절실하다. 현재 전국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84%, 하수도의 경우는 38%로 극히 저조하다. 이 과정에서 대국민 상하수도 서비스 질이 개선되고, 국내 물산업의 시장이 확대되며, 물산업 클러스터가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뿐만 아니라, 물산업의 국외 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우리나라가 세계의 물산업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물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대구시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대구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만, 중앙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함께하는 협조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자체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며, 물산업 클러스터의 혜택이 타 지자체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조성단계인 지금부터 환경부와 대구시는 고민해야 한다.
세계물포럼과 이후 조성될 물산업 클러스터는 우리 물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물산업은 한 개의 지자체가 단독으로 노력하여 얻을 수 없는 시장으로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 지자체를 비롯한 각 주체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대구에 조성될 물산업 클러스터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경북대 민경석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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