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상권 살리기, 청년들 팔 걷었다

입력 2014-10-01 10:37:13

마을기업 '내 마음은 콩밭' 대현동 서문골목축제 기획

20대 청년들이 상인들과 손잡고 동네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음악과 댄스 공연을 즐기고 다채로운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는 축제를 직접 기획했다.

청년 마을기업 '내 마음은 콩밭'(이하 내콩밭)은 3일 오후 2~9시 대구 북구 대현동 경북대 서문 밖 골목에서 동네 주민과 상인, 대학생 등 100여 명과 함께 '서문골목축제'를 연다.

축제 주제를 '배움을 축제로 잇;다'로 정한 내콩밭은 각종 공연과 단편영화 상영을 준비했다. 축제로 얻은 수익 중 일부는 위안부기념관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축제 당일 경북대 서문 골목 곳곳엔 내콩밭 워크숍 수강생들이 펼치는 버스킹과 골목영화관, 댄스, 연극, 골목벽화 등의 코너가 자리한다. 한 곳엔 청춘 고민상담소도 있다. 서문에서 대학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 120m 구간엔 골목시장 부스가 꾸려진다. 소셜마켓협동조합이 가죽공예와 캐리커처, 액세서리 등을 팔고, 서문 골목 식당 상인들은 식사류, 음료 등을 판매한다. 외국인 유학생도 합세해 자국 요리를 선보인다.

축제에 참가하는 청년과 상인들은 축제를 통해 청년 문화와 서문 골목 상권이 함께 힘을 키우길 바라고 있다. 스트리트(거리) 댄스 공연을 준비한 김유진(26) 씨는 "집과 직장 사이만 반복하며 즐길 줄 모르고 살았다. 여러 사람을 만나며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펼칠 생각을 하니 설레고 뿌듯하다"고 했다. 서문 골목의 식당 주인 우석규(62) 씨도 "청년들 덕에 골목에 활기가 돈다"며 "축제로 상권이 회복되고 청년들과 동네 주민들의 교류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콩밭은 서민정(29) 대표가 경북대 서문 밖 골목에 꾸린 조합형 문화예술기업이다. 서 대표는 대구 청년들의 즐길거리와 볼거리, 먹을거리 등이 영화관이나 술집 등 소비형 산업에만 한정된 게 안타까워 지난해 기업을 꾸리고 사무실을 냈다. 나아가 경북대 북문에 밀려 침체하고 있는 서문 상권을 살리고자 축제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내콩밭은 그동안 마을 대문마다 설치된 우편함에 그림을 그려 꾸며왔다. 앞으로는 마을 곳곳의 낡은 화분을 화사하게 꾸미고, 악기 연주나 그림 등을 배운 청년들이 인근 주민을 가르치는 등 청년과 지역민이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처음으로 이 축제를 기획했으나 일부 주민의 반대와 궂은 날씨 탓에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며 "올해는 주민과 청년들이 기획부터 축제 준비까지 힘을 합쳐 준비했다"고 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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