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오쯤 대구 중구 약전골목은 중앙파출소 방면에서 약령시 서문으로, 또 반대방향으로 진행하려는 차들이 긴 줄을 서 있었다. 도로 양쪽은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차지한데다 가지처럼 뻗은 작은 골목에서 차들이 쏟아져 뒤엉키는 바람에 주차장이 되다시피 했다. 약전골목 수협은행 앞에는 최근 가로등 교체 공사로 인해 설치된 펜스가 있어 달구벌대로 방향으로 차량의 우회전을 어렵게 했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동성로 쪽 일반차의 진입을 막아 달구벌대로로 가는 길이 이면도로 두 곳뿐이다. 이마저도 백화점이 있어 평소 차들이 많이 지나다녀 교행이 쉽지 않은 판에 공사까지 잦아 이곳을 빠져나가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선 이후 이 일대의 차량 정체는 더욱 심해졌다. 덩달아 주변 상권까지 재편되면서 이곳은 상습정체구간이 되다시피 했다. 최근에는 건물 리모델링 공사도 잦아 수시로 차량의 흐름을 막는 데다, 약전골목 바닥 보수 및 교체 공사도 수시로 이뤄져 이 일대는 '교통지옥'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 대구시와 중구청은 2009년 동성로 앞길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 일반 차량의 진출입을 막은데다, 현대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차들의 유입이 급증할 것이라고 봤지만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대구시의 '현대백화점 대구점 신축(2011년 8월)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최종보고서'를 보면 백화점이 들어서면 하루 평균 진'출입 교통량이 1만4천여 대에 이르고, 가장 혼잡한 퇴근시간대(오후 6~7시)에는 1천700여 대가 백화점에 드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많은 차가 약전골목을 통행하면서 2001년에서 2004년까지 이곳 바닥에 깐 석재블록이 파손돼 그때마다 보수공사를 반복, 체증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 현대백화점 개점 후 최근까지 이곳에서 이뤄진 보도블록 교체 및 보수 공사만 100여 차례 넘게 이뤄졌다.
올해는 두께 3~5㎝의 석재블록을 5~10㎝의 화강판석으로 바꾸는 공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노후 가로등 교체 ▷옛 제일교회 공사 ▷주변 환경시설 공사 등이 이뤄지면서 도로 곳곳에 펜스가 쳐지고 있다.
여기에다 현대백화점 개점 이후 한의원'한약방'약재상 등이 주를 이뤘던 기존 업종이 최근 식당, 편의점, 카페, 미용실 등으로 재편되면서 개'보수 공사가 이어지는 데다 가게 손님들이 몰고 온 차들의 불법 주'정차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차들의 교행이 쉽지 않다 보니 보행권도 위협받고 있다.
김모(36) 씨는 "주말에 아이들과 근대골목투어를 왔다가 골목에 세워진 차들로 인해 통행에 방해를 받았다. 차가 지나갈 때는 피할 공간이 없어 주차된 차와 차 틈 사이로 들어가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유동인구 증가로 보수하거나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아져 공사가 불가피하다"며 "이곳의 상습 차량체증은 앞으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해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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