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체육중·고 출신 지난해 입단
김예지(20'포항시청)가 조정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김예지는 24일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정 여자 싱글 스컬 결선에서 8분46초5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 조정 역사상 한국의 두 번째이자 여자 선수로는 첫 금메달이었다.
김예지는 지난해 포항시청 조정팀에 입단한 뒤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체육중'고를 나온 서울 토박이인 까닭에 억센 포항 사투리를 잘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구현 포항시청 감독과의 의사소통 역시 팀 동료가 '통역'해줘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김예지는 '한국 조정의 희망'답게 훈련에만 몰두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호주에서 열린 월드컵대회에서는 싱글 스컬 8위를 기록하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예지가 이번에 8분46초52의 기록으로 우승한 싱글 스컬은 한 선수가 두 개의 노를 저어 2km를 달리는 경주다.
김예지는 중학교 1학년이었던 2007년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노를 잡았다. 또래보다 체격(키 174cm)이 좋았던 덕분이었다. 곧바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9년 파리 세계주니어조정선수권 싱글 스컬에 출전, 중학생임에도 고등학생들 틈에서 33명 중 19위를 차지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어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싱글 스컬 2위에 올랐고, 아시아주니어조정선수권 싱글 스컬에선 정상에 올랐다. 김구현 감독은 김예지에 대해 "강한 체력과 만족을 모를 정도로 엄청난 운동 욕심이 장점"이라며 "2년 뒤 브라질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조정 역사상 첫 결승 진출도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칭찬했다.
김예지는 "경기를 마친 뒤 '이제 웃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다. 주변의 기대가 커 부담이 많았고, 친구들처럼 놀고 싶기도 했는데 약한 모습을 티 내기가 싫어서 꾹 참아왔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또 "훈련도 힘들었고, 100일 가까이 집에도 못 가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내가 선택한 운동이니까 남들보다 힘든 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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