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CJ 등 총수 공석
국내 대기업과 공기업 CEO들의 부재가 장기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투자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살리기에 나서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지난 7월 말 현재 업계에 따르면 SK'한화'CJ'효성'태광 등 그룹 총수의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
우선 독립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일할 당시에는 자원개발이나 합작투자를 위해 중남미와 터키 등 신흥 시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성과를 냈지만 수감된 이후로는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특히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당시 SK그룹은 최 회장의 부재를 절감해야 했다. SK 본사 사옥 제일 위층에 위치한 SK클럽에 최 회장과 시 주석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의 친분은 각별했지만 이번 방한 기간에는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
CJ그룹의 경우는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신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CJ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액은 4천800억원으로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 1조3천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추진이 보류되거나 차질을 빚은 주요 사업도 부지기수다. CJ대한통운이 지난 1월 충청지역에 물류 터미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200억원을 투자하려다가 보류했으며 CJ제일제당이 생물자원사업 관련 해외기업 인수에 나섰으나 최종 단계에서 번번이 중단됐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이 외환위기 당시 발생한 부실을 감추고자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 6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다. 월요일마다 열리는 법정 심리에는 장남인 조현준 사장과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을 비롯해 계열사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가 월요일마다 사라지는 셈이다. 효성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월요일도 공휴일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국내외 사업장에서 각종 보고 사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날이 월요일이 됐고, 그룹 핵심간부들이 하루 종일 법원에 상주하다 보니 주요 의사결정도 더디게 진행된다. 그룹 주력사인 ㈜효성의 지난해 투자액을 살펴보면 4천119억원으로 당초 계획했던 4천587억원보다 468억원 줄었다. 2012년 투자액 4천580억원과 비교하면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태광그룹도 비슷한 상황이다.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호진 전 회장이 간암 판정을 받고 3년째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대규모 신규 투자는 중단됐다. 그룹 주력사인 태광산업의 작년 유보율은 4만7천197.09%로 전년 4만4천730.11%보다 2천466.98%포인트나 늘었다.
공기업 CEO들의 부재도 경기부양 측면에선 걱정거리다. 정부는 공석인 공기업 사장 선정작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관피아'낙하산 논란'등의 구설에 휘말려 장기간 검증 작업만 하고 있는 상태다.
연매출 2조2천억원인 인천국제공항 내 상업시설의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인천공항 사장 공모가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업 기한이 끝난 매장은 물론 내년 초까지 줄줄이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공항 내 면세점과 환전소, 식음료 매장에 이르기까지 입찰 없이 사업을 연장 운영해야 할 판이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도 여러 곳 공석이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공공기관들도 난처한 표정이다. 지난달 11일 산자부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강원랜드, 광해관리공단, 한국가스기술공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표준협회 등 5곳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