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신예 총출동 '세계 최강' 구본찬 장혜진 등 23일 첫 출격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양궁이 23일부터 '싹쓸이 금 사냥'에 나선다.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에 걸린 금메달은 세부종목인 리커브와 컴파운드 각 4개씩 모두 8개다. 국제대회에서 늘 봐오던 활이 리커브이며, 컴파운드는 이번 대회에서 첫선을 보이는 '기계 활'이다.
한국의 목표는 '독식'이다. 27일 컴파운드 남녀 단체'개인전, 28일 리커브 남녀 단체'개인전 등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애국가만 들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단체전 9연패에 도전하는 남자 리커브는 선수 면면에서 '드림 팀'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챔피언 오진혁, 2011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 김우진, 2013년 안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자 이승윤에다 '신예' 구본찬이 가세했다.
경북체고를 거쳐 안동대에 재학 중인 구본찬은 아시안게임 전초전 격으로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그랑프리대회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워낙 두터운 선수층 탓에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기본기가 튼튼한데다 심리스포츠인 양궁에 유리한 밝고 명랑한 성격을 지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커브 여자부 대표팀 역시 화려한 경력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주현정, 2011년 런던 프레올림픽 개인'단체전 우승자 정다소미, 2005'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자 이특영,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챔피언 장혜진이 출격한다.
대구체고와 계명대를 졸업한 장혜진은 최근 뛰어난 기량을 선보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아시아 그랑프리대회 여자 리커브 예선라운드 70m에서 72발 합계 680점을 쐈다. '신궁'(神弓)으로 불렸던 전 국가대표 박성현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수립한 세계기록 682점에 버금가는 성적이다.
다만 여자 리커브 팀은 최근 중국'일본의 거센 도전에 다소 밀리는 성적을 거둬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5월 콜롬비아 월드컵 4강, 6월 터키 월드컵 결승 등 두 차례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일본은 아시아그랑프리 결승에서 한국을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편입된 컴파운드 팀 역시 첫 메이저대회에서 비상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자부에는 최용희'민리홍'김종호'양영호가 출전한다. 최용희는 올해 세계양궁연맹(WA) 3차 월드컵 남자 개인전에서, 민리홍은 올해 1차 월드컵 혼성부에서 우승했다. 컴파운드에는 여자부에는 최보민'석지현'윤소정'김윤희가 나선다. 리커브에서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최보민은 올해 1차 월드컵 개인전 정상에 올랐고, 석지현은 작년 1차 월드컵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한편 최근 바뀐 경기 방식은 한국의 아시아무대 평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궁사 3명의 점수 합산(만점 240점)으로 승부를 가렸던 리커브 단체전에 세트제가 도입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세트제는 승리에 2점, 무승부에 1점, 패배에 0점을 주고 세트 승점을 따지는 방식이다.
여자대표팀 사령탑인 류수정 계명대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은 좋다. 한국 팀이 한 수 위인 것도 맞다"면서도 "바뀐 제도가 안정적으로 고득점하는 한국보다는 기복이 심한 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