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놈들, 조선 사람의 피를 짜서 소다수에 타 먹으라.' 조선 패망 뒤 어린 시절 3'1 만세운동을 목격했고 식민지배 말기 일제 발악에 변절 문인이 속출하던 시절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학교에서 '황국신민서사'(皇國臣民誓詞) '궁성요배'(宮城遙拜) '일어전용' '창씨개명'(創氏改名) 등 식민지 정책에 맞서 학생들에게 민족 얼을 심었던 '성북동 비둘기' 시인 김광섭(金珖燮). 1905년 오늘 함경북도 경성에서 태어나 식민지배와 3년 8개월간 감옥살이, 광복, 6'25남침, 4'19혁명, 5'16쿠데타 등 굴곡진 역사를 겪으며 남다른 민족애를 가졌다.
1924년 중동학교를 졸업, 이듬해 와세다대학에 들어가 문학 활동을 했고 1932년 졸업으로 귀국, 1933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일제 정책 반대와 민족사상 고취 이유로 1941년 제자들 앞에서 조선인 형사에 잡혀 연행돼 고문에 시달렸다. 이때 창고의 낡은 상자 속의 일본 유학시절 쓴 일본을 저주하는 문구가 있는 일기장으로 결국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살이했다. 일본 군인들을 때려 고문받던 김두한과 같은 방을 쓴 것도 이때였다.
광복 이후 우익 활동과 민족주의 문학건설에 앞장섰고 이승만 대통령 공보비서관, 언론사 사장, 대학교수 등을 맡기도 했다. 1965년 서울운동장에서 야구경기 관람 중 쓰러져 긴 투병생활을 하다 1977년 생을 마쳤다. 1970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고, 1977년 건국포장을 추서했다. 1989년엔 아호를 딴 '이산문학상'이 제정됐고, 올해엔 '김광섭 자서전, 나의 이력서-시와 인생에 대하여'가 출간됐다. 정인열 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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