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능력/로먼 크르즈나릭 지음/김병화 옮김/더퀘스트 펴냄
인간관계 중 빚어지는 상당수 문제는 '공감'의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 '자기중심주의'가 심각해지면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어른들은 무한경쟁을 부르짖는 직장이나 군대 또는 가정에서 폭력과 갈등에 시달린다. 현대인은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참사를 미디어를 통해 목격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무덤덤해지는 '공감 피로'에 시달린다.
공감 전문가이자 대중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삶의 기술'로서 '공감'의 힘에 주목한다. 심리학과 뇌과학, 진화생물학 등의 분야에서 얻은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에는 이미 사회적 연결에 필요한 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공감하는 능력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재능 가운데 하나다. 타인과 감정적 연대를 맺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라든가,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사람들처럼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은 많아야 전체의 2%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98%는 천성적으로 공감 능력이 있고 사회적 연대를 맺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공감'을 통해 자기 자신과 조직, 사회를 바꾼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미국 전역을 80대 할머니의 모습으로 전전한 패기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 갓난아기를 선생님 삼아 진행되는 영국과 캐나다 등지의 초등학교 수업 시간, '권위에 복종하는' 인간 본성에 관한 밀그램의 실험에 대한 반박, 소비자나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한 공감을 하나의 가치로 만들어가는 기업이나 기업인 등은 공감으로 세상을 바꾼다. 크르즈나릭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어떻게 타인들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는지, 또 어떻게 모두의 삶을 고무시키는지를 그들의 공통적인 습관 6가지를 통해 보여준다. 336쪽, 1만5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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