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 널린 반복 범죄자들과 물리적 거리 둬라

입력 2014-09-20 08:00:00

위험한 사람들/조 내버로'토니 시아라 포인터 공저/박세연 옮김/리더스북 펴냄

이 책은 '한순간의 실수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학살, 살인, 폭행, 강도'강간'납치'절도를 일삼는 유형의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고통에 빠트리고, 법을 어기고, 위험한 행동에 가담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하거나 학대하고,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또 남을 속이면서 쾌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감정적으로 지치게 만들고 잔인하고 냉정하게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 이들은 타인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저지른다.

책은 위험한 사람들을 4가지 유형으로 정리한다.

첫 번째 '나르시시스트 유형'은 자신의 욕망과 관심사에만 신경을 쓴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자기 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지만, 나르시시스트 유형은 그 정도가 지나치며,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음모를 꾸미고,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술수를 부린다. 자신의 그런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중요한 것은 오직 자신과 자기 일뿐이다. 그 외 나머지는 모두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감정적으로 불안한 유형'은 변덕스러운 성격으로 극단적인 감정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순식간에 넘어간다. 스스로 세기의 영웅이라고 느끼다가도 금방 비참한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순식간에 적대적이고 충동적이며, 이성을 잃어버린 사람으로 돌변한다. 이 유형은 사회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은 이들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 '편집증 유형'은 근거 없는 불신과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의심하며, 선입견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며, 절대로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 또한 사실을 믿지 않으며 자신의 믿음만을 믿는다. 누군가 호의를 베풀면 뭔가 다른 속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대단히 꼬여 있으며 자신의 인생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의 삶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편집증 유형은 가족(특히 배우자)의 행동을 집요하게 감시한다. 직장에서는 동료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하고 업무 환경에 분열을 초래한다. 이들은 언제나 적대적이며 외톨이인 경우가 많다. 편집증 유형의 사람을 설득하려는 노력은 거의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사람은 주변에 널렸다.

네 번째 '포식자 유형'은 오직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며, 태연하고 비열하고 극도로 냉철하고 잔인한 인간유형이다. 이들은 평범한 범죄자가 아니다. 감옥에 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타인이 느끼는 고통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자동차가 필요하면 자동차를 훔치고, 섹스를 하고 싶으면 강간을 하고, 돈이 필요하면 도둑질을 한다. 이들은 감정적인 애착이나 양심, 도덕, 법 혹은 윤리에 아무런 구속을 받지 않는다. 법과 규칙, 제한, 양심, 연민, 인간애 등은 이들이 돌아다니는 데 거치적거리는 방해물일 뿐이다. 이들은 법과 규범을 지키고, 정의롭게 행동하려는 사람들을 경멸하고 무시하고 조롱하며, 심지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이들은 서류가방, 노트북, 성경, 축구공을 들고 다니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다. 동시에 칼과 총, 송곳, 독, 밧줄을 소지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 다수는 이미 감옥에 가 있지만, 더 많은 포식자들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한다.

책은 '4가지 위험 유형의 인물들'이 저지른 갖가지 범죄와 희생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위험인물을 판별할 수 있는 유형별 체크 리스트를 담고 있다. 또 위험한 인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일상적으로 위험을 예방하는 방법과 함께 구체적인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포함하고 있다. 여러 가지 대처법 중 지은이가 꼽는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은 '위험한 인물 혹은 상황과 물리적 거리 두기'다.

지은이 조 내버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25년간 첩보 수사관으로 활동했으며, FBI 근무 당시와 그 이후까지 35년간 인간 행동연구를 바탕으로 FBI와 CIA(미국중앙정보국)의 대테러요원과 스파이 전담요원을 지도하고 있다. 책은 지은이가 범죄사건을 수사하고 연구한 기록물로 위험인물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험한 사람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343쪽, 1만6천원.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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