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에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지속적으로 사랑하며 가정을 가꾸어 가는 게 그리 힘든 일이기만 할까. 어떤 부부들은 결혼식 때 오른손을 들어 영원히 배우자를 사랑하고 정절을 지키겠노라고 만인 앞에 공언해놓고는 사진의 빛이 바래기도 전에 약조를 깨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배우자를 배신하고 차마 해서는 안 될 외도로 집안을 불행하게 하면 그 여파가 살아가는 동안 큰 파장을 일으켜 부메랑처럼 돌아와 고통의 늪으로 빠져야 하는 자연의 순리를 왜 예견하지 못하고 사는 것일까.
이 말은 부부의 신의를 지킴에 있어 가끔 걸림돌이 되는 인간의 성적 욕망과 자기 눈에 들어오는 다른 이성에 대한 갈망의 욕구가 어느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배우자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매력을 풍기는 이성 앞에서 새로운 사랑을 갖고 싶어하는 내적 욕구가 숨어 있는 경향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이끌어 가는 이와 결혼생활을 파탄시켜 스스로 불행의 덫에 걸려 비참한 노후를 맞는 이의 차이는 극적으로 다른 '선택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호감을 발산하는 이성 앞에서도 자기의 마음과 행동을 주고받을 수 있는 범위를 안전하게 지켜 스스로의 테두리를 보호할 수 있는 '마음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가지는 능력인 것이다.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피어 화려하고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취할 정도의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는 데는 그 어느 행인인들 선망의 시선과 흠모를 주고 싶지 않으랴. 이렇듯, 눈에 들어오는 이성에 대한 감정의 일렁임이 남모르게 생기는 것 또한 남녀의 공통심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감정의 움직임을 조절치 못해 '감정의 범람'을 일으켜 버리게 되면 그 결과는 부부'가족 간의 돌이킬 수 없는 '가정의 재해'를 입힌다.
필자를 찾아오는 갈등부부들의 핵심적 치료요인은 배우자의 '외도행위' 그 자체에 대한 상처도 상처이려니와 더욱 필요한 것은 외도사건 이후에 대처하는 남편의 진지한 사과의 절차와 믿을 수 있는 참회의 눈물이 함께 있어야 아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부부간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이성에 대한 감정의 범람을 일으킨 남편들에게 필자는 말한다. '지금 충분한 사과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도 남편의 필수품'이라고 말이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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