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둘 아등바등 길러 객지로 내보내니
그동안 몰랐던 아픈 부위들이 아우성을 친다
없는 살림에, 정신없이 애 둘 기르느라
내 한 몸 챙길 시간 없었는지라
이제야 내 몸 좀 챙겨 보려니
다리는 걷기를 거부하고, 이빨은 씹기를 거부한다
다리야 어찌어찌 하겠지만, 이빨은 도저히
못 먹으니 힘이 없고, 먹자니 소화불량이다
큰 용기내어 치과에 들르니
어르신 임플란트 하실 게 많아요
그도 안 되면 틀니라도 하셔야 해요
각오는 했지만, 통장 잔고는 바닥이고, 대출받아 갚기엔
너무… 늙. 었. 다.
틀니라도 해얄 것 같아, 죄스런 맘 갖고 애들에게 사정 얘길하니
지금 우리도 힘들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돈 좀 모아서 해드릴게.
그런 말 들은지 지금 몇 년 짼데
이것들이, 난 지들 클 때 빚내서라도 , 뒷바라지 다 했는데
가을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마음이 스산하고, 복잡하고, 서글픔이 밀려와
주체할 수가 없다
이춘자(구미시 형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