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멜로디에 빠져든 경주의 밤

입력 2014-09-17 11:15:56

세계적 클라리넷 거장 차으르 콘서트

세계적인 클라리넷 거장인 세르칸 차으르가 15, 16일 경주 황성공원에서 열린
세계적인 클라리넷 거장인 세르칸 차으르가 15, 16일 경주 황성공원에서 열린 '이스탄불 in 경주' 무대에서 환상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제공

'이스탄불 in 경주 2014'가 열리는 경주 황성공원은 12일 개막 후 나흘간 32만여 명이 다녀가며 축제의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15, 16일 세계적인 클라리넷 거장 '세르칸 차으르 밴드' 콘서트가 열린 서라벌은 이스탄불의 멜로디에 열광했다.

아랍과 유럽의 음색이 혼재된 듯 감미롭고 매혹적인 연주는 관람객을 매료시켰다. 관객들은 클라리넷 연주에 박수 장단을 맞추고, 공연 흐름에 몸을 맡기며 환호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클라리넷과 기타, 드럼 등 타악기와의 절묘한 조화. 게다가 대형 모니터 속의 이스탄불의 궁전, 성당, 이슬람 사원, 보름달이 비추는 보스포루스 해협 등 이스탄불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흐르는 음악의 향연은 거의 환상적이었다.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고, 가끔 그들 속으로 걸어 들어가 손을 마주치기도 하며 한 손으로 연주를, 한 손으로 관객과 손짓 대화에 나서는 세르칸 차으르의 세련된 매너에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공연에서는 세르칸 차으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뤼야'(꿈)를 비롯해 주옥같은 곡들이 연주됐다. '뤼야'는 그의 친구가 직접 꿈속에서 들려준 멜로디를 듣고 일어나자마자 작곡했다고 한다. 아울러 대표곡 상당수와 한국인들의 귀에 익숙한 곡들을 한 시간 남짓 들려줬다.

황성공원 달 무대 공연장에는 늦은 시각에도 학생들과 관람객들이 1천500석의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일부 관람객들은 공연장 밖에서 어깨너머로 감동을 나눴다. 관객들은 세르칸 차으르 밴드의 현란한 연주에 열렬히 화답해 연주자들을 흥에 겹게 했다. 이들이 내지른 함성과 즐거운 표정은 옆 사람에게 전달돼 모든 관객들이 하나가 된 듯 공연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세르칸 차으르는 "한국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곡들을 많이 가져왔다. 공연에 오신 모든 분들께 가슴이 따뜻해지는 선물을 드린다는 마음으로 연주했다"며 "언어는 달라도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가족과 함께 '이스탄불 in 경주'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병수(47'영천시) 씨는 "볼거리가 많다기에 오전에 일찍 왔는데 저녁 늦게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다. 이런 멋진 공연을 보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펼쳐온 세르칸 차으르는 새로운 클라리넷 교육 체계를 세워 '터키 클라리넷'이라는 한 학파를 만들기도 했다. 세계적인 악기 제작사 아마티(Amati)는 세르칸 차으르의 권유로 새로운 클라리넷 모델을 만들어 그 이름을 '세르칸 차으르 모델'이라고 짓기도 했다.

경주 이채수 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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