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탈당설…'협상 파트너' 잃은 새누리 망연자실

입력 2014-09-16 11:09:18

개회 보름째를 맞은 정기국회가 공전(空轉) 중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으로 파행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국회 단독 소집 의사를 내비쳤지만, 야당이 이에 응할 가능성은 작다. 칩거 중인 박영선 원내대표의 탈당설이 나오고 있고, 협상파트너를 잃은 새누리당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교착상태에 빠진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비롯한 법안 처리는 새정치연합의 혼란이 정리돼야 재개될 수 있어서 국회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새누리당은 16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단독으로라도 국회 의사일정을 정하겠다고 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은 국회 정상화 이전이라도 일하는 국회, 민생을 돌보는 국회를 위해 당 차원의 국회 상임위 활동을 검토하겠다"며 "야당이 참여할지 모르겠지만 야당이 불참하고 원만한 합의가 안 되더라도 국회의장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촉구하겠다"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주말 ▷17, 1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 ▷19~25일 대정부질문 ▷26일 본회의 ▷29일~다음 달 18일 국정감사 ▷다음 달 20일 예산안 시정연설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담은 협조 공문을 보내 국회 의사일정을 협의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여당 단독으로 국회 운영을 준비하면서도 국회의장을 통해 본회의 일정을 앞당기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는 관측이다.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여야 협의를 강조하면서 직권상정을 거부했던 정의화 국회의장도 전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소속 의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제는 한계점에 왔다"고 해 본회의 강행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침소리'에 이어 새누리당 중도개혁성향 의원들도 모임을 만들어 야당 온건중도 성향 의원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하기로 했고, 7'30 재보선 당선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정상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박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으로 극심한 내홍을 수습하느라 국회 공백 상태를 지켜볼 뿐이다. 탈당설이 불거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16일 거취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후임 원내대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 원내대표가 퇴진'탈당할 경우 정치권이 격랑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보인 채 새로운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하는 이 원내대표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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