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여권의 옹호

입력 2014-09-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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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지음/손영미 옮김/연암서가 펴냄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자유와 평등에 대한 요구가 드높았지만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부속물로 간주되고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 혁명 후 삼부회 의원 탈레랑이 의회에 제출한 교육 법안에 반발하여 쓴 작품으로 소년뿐 아니라 소녀들도 국민교육의 대상에 포함되어야 하고, 남녀 누구에게나 똑같은 자유와 의무를 부과해야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저자는 계몽사상의 모순과 한계인 남성 편향성을 보완하고 극복하려는 비판적 성찰 끝에 당시로서는 명확히 정의 되지 않은 혁명적이고 전복적인 '페미니즘'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책에서 그녀는 여성의 역할을 사회적 경제 활동과 정치 참여로까지 확대시키고, 남녀의 법적·사회적 평등을 요구했으며, 나아가 남녀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내포되어 있는 예속과 모순을 해결할 사회 질서의 재편을 촉구했다.

여성 문제를 성별 차이에 국한시키지 않고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한 이 책은 신분과 경제력의 차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억압받고 있는 사회의 다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부한 뒤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 저작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에 대한 그녀의 비전은 많은 부분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근대 페미니즘의 어머니로 불리는 저자는 1759년 영국 런던 근교의 스피털필즈에서 태어났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입주 가정교사와 귀부인의 비서 자리를 전전하다 1784년 이슬링턴에 여학교를 설립했다. 1786년 첫 저작 '여성 교육론'을 썼으며 1788년부터는 급진주의 잡지 '애널리티컬 리뷰'에 서평, 번역문, 에세이 등을 기고하면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656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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