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보다 교육비 저렴…전국 최고 수준 의료망 구축
'대구에 뭐가 있냐?'고 비아냥대는 소리를 많이 듣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구는 지적'문화적 욕구를 향유할 수 있는 행복한 도시다. 한강 이남 최고의 '교육특구 수성구'가 있는가 하면, 의료관광의 메카를 추구하는 '메디시티'이기도 하다. 문화 쪽으로도 강자다. 서울 다음으로 활발하게 뮤지컬'오페라 등의 공연활동이 이뤄지는 '공연예술 중심도시'인데다, 한국관광의 별 '근대골목 투어'가 도심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곳이다.
대구시 안국중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구는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의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도시"라며 "잘 생각해보면,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을 대구에서도 대부분 다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구는 대도시로서 기본적인 문화 인프라는 다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 '교육특별시 대구'
서울 강남과 비교될 정도로 교육특구라 불리는 수성구는 명문 학군뿐 아니라 중산층들을 위한 좋은 학원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의 절반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대구 수성구'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2, 3년 전부터는 수성구뿐 아니라 달서구와 북구 역시 교육특구를 지향하며,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교육특별시를 만들기 위해, 매년 전체 예산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4천여억원을 교육청에 지원해 교육기반시설 확충, 교육복리 증진, 방과후 학교 지원, 교육격차 해소사업, 창의성과 자율성을 강조한 교육 프로그램 등에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대구시 수성구는 올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23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평가 교육만족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대학 교육 부문도 자랑할 만하다. 대구권인 경북 경산에 12곳의 대학(4년제 8곳, 2년제 4곳)이 집적돼 있을 뿐 아니라 대구시에 위치한 2년제 대학들은 전국적으로 경쟁력이 뛰어나다.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도 17개에 달한다. 특히 경산은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대학도시다. 충남 천안시의 경우 학교 수는 분교 3곳을 포함해 11개이지만 학생 수는 7만여 명으로 경산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교육 분야에서도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개설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과학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원으로 IT'BT'NT'MT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과학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DGIST는 올 3월부터 학사 과정까지 개설해 초일류 융복합 연구 중심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국 최고의 탄탄한 의료망, '메디시티 대구'
대구는 시내 곳곳에 병원 건물이 있고, 동네마다 의원 천지다. '대구에서는 눈만 돌리면 병원'이라는 외지인의 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실제 대구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 최고 수준의 탄탄한 의료망을 구축하고 있다. 5개 의과대학을 비롯해 29개 종합병원, 30개 한방병원이 도심 곳곳에 뻗어 있다. 상급 종합병원 수는 부산과 똑같은 4개이며, 일반병원 수도 109개로 부산의 119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4개 약학대, 2개 한의대 등 의료 R&D기관만 48개이다. 생명공학 분야에서 최고 수준인 포스텍(포항공대)까지 인접해 있어 의료교육기관 및 연구개발기관의 집적화를 이루고 있다.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동산의료원 등은 선천성심장기형 수술, 인공심박동기삽입술, 위절제술 등 일부 의료 분야에 대해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가능한 특화의료기술을 가지고 있다. 모발이식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경북대 김정철 교수도 대구에 모발이식센터를 설립했다.
인구당 보건의료 인력 역시 전국 최상위권이다. 대구의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는 210.8명으로 서울(263.1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치과의사 수는 47.9명으로 전국 3위, 약사 수는 76.8명으로 전국 2위다. 대구시 의료 분야 관계자는 "국내 의료 인력의 20%인 2만3천여 명을 대구에서 배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시민들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구시의 '의료기관 자기 지역 친화도'는 85.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지역 친화도란 환자의 총 의료 이용량 중 거주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백분율을 말한다. 타지에서도 대구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찾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의료기관 입원환자 중 32.4%는 다른 지역에서 온 환자다.
◆야구 명가. 공연'레저'관광도 '톱 클래스, 대구'
대구는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 명가다. 프로야구 원년 때부터 30년 넘게 줄곧 한 번도 연고지를 옮기지 않고, 구단명을 그대로 유지해온 삼성 라이온즈가 있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시기할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특히 삼성은 통합 3연패(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3년 연속 제패)를 넘어 4연패를 향한 프로야구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사회인 야구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인구 대비 사회인 야구팀이 전국에서 가장 많음)도 대구 야구의 저변이 넓다는 측면에서 보면 반길 만한 일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올해로 8회째로 전 세계를 향해 뻗어가고 있으며,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역시 12년째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대구가 국제적인 공연도시로서 손색이 없는 것은 해외 유명 오리지널 작품뿐 아니라 국내 톱스타급 가수들의 콘서트도 자주 열리며, 공연 기획자들 사이에서는 공연 잘되는 도시로 소문이 나있다.
'골프 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까?' (골프 천국) 대구경북권은 골퍼들에게도 큰 인기다. 특히 대구시민들은 2시간 이내에 강원'충청'경기도 골프장까지 이동 가능할 뿐 아니라 지역에서는 1시간 이내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 수도권에선 골프를 치는 데 한나절이 걸린다면 대구권은 반나절이면 가능하다. 현재 대구경북에 운영 중인 골프장은 40여 곳으로 타 시도와 비교해도 경제력에 비해 골프장이 많은 편이며, 골프 마니아들 사이에서 동반자 할인 프로그램이 가장 다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관광 쪽에서도 이제 대구는 명함을 내밀 만해졌다.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대구 도심의 근대골목은 대도시에서 맛보기 힘든 흥취와 즐거움을 준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대구는 모텔 쪽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호텔 쪽에서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기획취재팀=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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