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말하다 / 칼럼 매캔 엮음 /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펴냄
가부장적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과 여성, 성별에 대한 편견이 강하다.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되고, 강해야 하며, 가족을 부양해야 할 의무를 가지고, 표현에 서툴지만 따뜻한 속정을 가진 인물로 흔히 묘사된다. 하지만 이런 모습만이 진정 남자인가? 세계적 작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일까?
이야기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비영리 단체 네러티브 4의 대표이자'에스콰이어' 자유기고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칼럼 매캔은 어느 날 세계적인 작가 8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남자가 되는가(How to be a man). 작가들로부터 단편 소설, 에세이, 충고의 말 등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고, 그에 대한 결과가 바로 이 '남자를 말하다'이다.
여러 목소리로 남자를 말하지만, 이 책은 남자라면 '이러해야 해'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저 작은 이야기를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남자'라고 말한다.
글은 80명 작가의 개성만큼 각양각색이다. 아버지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앞으로 걸어가는 게 남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한 화장실에서 한쪽 무릎에는 노트북을 한쪽 무릎에는 시리얼을 올려놓고 '뻔뻔스럽게' 균형을 잡는 것이 남자라고 말하는 작가도 있다.
'남자를 말하다'에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는 세계적 작가의 글솜씨와 그들 각각의 개성이다. '속죄'를 쓴 이언 매큐언은 그 짧은 글 속에서도 위트가 넘치는 반전을 보여주며, '연을 쫓는 아이'로 유명한 할레드 호세이니는 가족과 눈물을, '악마의 시'를 쓴 살만 루시디는 역설적인 인간이란 모습을 보여준다. 296쪽, 1만4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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