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대구시 북구 침산동과 칠성동에 걸친 옛 제일모직 터 9만 3천여㎡를 개발한다. 청와대에 보고한 '옛 제일모직 후적지 개발방안 연구용역사업'에 따르면 삼성은 이곳을 대구삼성 창업단지 및 삼성 메모리얼 파크로 만들 계획이다. 모두 19개 동을 지어 창조경제존, 삼성존, 커뮤니티존, 아틀리에존 등으로 나누고, 중소 벤처형 사무실과 전시실 등 복합 공간으로 조성한다. 특히 삼성존은 현재 삼성그룹의 모태였던 옛 삼성상회를 복원하고,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집무실을 그대로 보존하는 등 삼성그룹 역사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15일 대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구삼성 창업단지 출범식을 갖는다.
이곳은 삼성이 오늘날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발판이었던 제일모직 본사가 있었지만, 1990년대 중반 구미로 이전하면서 사실상 방치된 곳이다. 당시 대구시는 공장부지였던 이곳을 주거'상업용지로 바꿔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사업비 부담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일부 부지만 해제해 지금은 아파트 등이 들어섰고, 삼성은 대구오페라하우스를 건설해 대구시에 기증했다. 그러나 현재의 부지는 대구시와 삼성의 이견으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사실 대구시와 시민은 삼성의 첫 출발이 대구인 것에 대해 큰 자부심과 애착이 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삼성이 대구에 상용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가 취소하고, 그 여파로 대대적인 삼성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反) 삼성 여론이 퍼지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대구시의 여러 차례 투자 요청에도 이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의 대구삼성 창업단지 건설은 그동안의 갈등을 접고, 대구시와 삼성이 윈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특히 삼성이 상업성보다는 중소 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국내 최고의 창업단지 조성으로 개발방향을 잡은 것은 기업 경영 이미지에도 꼭 들어맞는 것이다. 이번의 옛 제일모직 터 개발이 대구의 미래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하고, '역시 삼성'이라는 감탄이 나오는 대구의 새 랜드마크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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