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우려 피해규모 입단속…상인회·조합 대책논의 쉬쉬
대구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자 가공업체 대표 A(47) 씨가 거래처들로부터 수억원 상당의 금괴 등 가공의뢰품을 챙겨 달아나(본지 4일 자 4면)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대구 중구 주얼리특구. 4일 찾아간 그곳은 여느 때처럼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으나,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A씨 공장 출입문에 '거래업체 관계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주변 상인들까지 "A씨가 고의적으로 물건을 가지고 도주했다"는 말을 하며 뒤처리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교동 일대 금은방 상인들은 혹시나 피해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주얼리특구에 대한 불신이 쌓여 손님의 발길이 끊길까 봐 입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한 상인은 "맡긴 물품을 떼인 업체에 누가 물건을 믿고 맡기겠느냐. 그저 아무 일 없는 듯 조용하게 지내며 경찰이 A씨를 빨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대구패션주얼리특구상인회조차 정확한 피해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대책을 논의할 분위기도 아니다. 상인들은 이번 사건으로 본격적인 결혼 시즌과 이달 마지막 주로 예정된 '대구패션주얼리위크'에도 불통이 튈까 봐 속앓이를 하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황해범 대구패션주얼리특구상인회장은 "피해를 봤다고 알려도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다, 대목을 앞둔 시점에서 좋지 않은 일이 알려지면 업계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있어 상인회도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 확인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귀금속가공업조합도 난감한 처지. 이 조합의 김상건 상무이사는 "A씨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이번 사건은 개인적인 일로 조합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조합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찰은 A씨 검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추가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대구 중부경찰서는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통신'금융 등 전방위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경찰은 ▷A씨가 가족들과 함께 잠적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딸이 근무 중이던 병원을 그만둔 점 ▷자신의 업체 출입문에 '도망가서 미안하다. 꼭 돈 벌어서 갚겠다'는 내용의 메모가 있었던 점 ▷A씨 집에서 이삿짐을 꾸린 흔적이 발견된 점 등에 미뤄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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