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여는 효제상담뜨락] 그래도 시댁은 영원한 베이스 캠프

입력 2014-09-04 07:28:59

바쁜 일상 언저리에 청량한 풀벌레 소리가 마음의 쉼터로 들어서게 한다. 어느덧 가을로 들어섰다. 계절의 교차로에서 느끼는 미묘한 공기의 새로움과 다시 열리는 계절에 대해 기대되는 마음 저 끝에, 추석도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추석을 통해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그 옛날 뛰어놀던 고향 집으로 달려가는 기쁨을 누린다. 그러나 남편들은 이 명절의 기쁨을 아내에 대한 배려 없이 느끼다간 그 '뒤끝'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예견해야 한다. 좋은 예견은 편안한 방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추석명절 땐 필수로 공부하여야 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아내들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늘 남편의 사랑을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 곳곳에서 남편의 일거수일투족 행동거지를 시험대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무대가 시댁일 경우에는 아내의 눈은 현미경처럼 좀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기 마련이다. 아내가 명절 때 남편의 행동들을 보고 '아, 정말 내가 이 남자하고 결혼하길 아주 잘했구나. 남편은 정말이지, 나를 참 아끼고 사랑하는구나'를 느낀 나머지 시댁 가기를 즐기게 되는 것들은 다음과 같은 남편의 언행들이다.

남편이 추석 전부터 시댁에 갈 차비를 하는 아내에게 듬뿍 정을 담아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많이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뒤에서 힘껏 돕겠다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또 시댁에 가서도 긴 시간 일을 하는 아내에게 틈틈이 관심을 보이고 힘든 일은 돕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중에서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남편의 역할은 바로 아내를 시댁식구들에게 소외되지 않게 칭찬해주고 귀히 여기는 태도를 취해 아내로 하여금 행복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여성은 청각을 통해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는 심리적 경향이 크다는 사실을 남편들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고마워, 사랑해, 수고했어, 당신이 최고야. 당신 덕분에 잘 보냈어요'란 말을 들은 아내는 날마다 가고 싶은 곳이 시댁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덤으로 보태고 싶다. 그러나 만약 남편이 이와 반대로 하면 아내는 해마다 찾아오는 명절에 가장 가기 싫은 곳을 시댁으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아내와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서 '시댁은 영원한 베이스캠프'가 아니던가, 올 추석은 아내가 영원한 베이스캠프인 시댁을 즐겁게 찾을 수 있도록 남편이 현명하게 힘쓰고 대처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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