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안정 속 개혁 ②깨어진 관행…권영진호 첫 보직 인사

입력 2014-09-03 11:30:25

대구시는 3일 '권영진호' 출항 후 첫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권 시장 취임 후 두 달 만이다. 추석 전에 조직개편 및 인사를 마치고 명절 후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권영진식 인사'의 첫 작품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 규모는 3급 국장급 11명과 과장급 61명 등 총 72명이다. 5급 이하 인사는 5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권 시장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변화와 개혁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직무대리, 연공서열 등 인사 관행에 대해 작별을 고한 것도 눈에 띈다.

◆변화'개혁 인사, 혁신은 계속된다

시는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창조경제본부장에 '젊은' 최운백(43) 첨단의료산업국장을 앉히고, 대구에서 첫 여성 기술(의무)직 3급에 오른 김영애 보건정책과장을 보건복지국장으로 발령내면서 변화와 혁신을 꾀했다. 권영진호의 최우선 과제인 창조경제수도 건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과학기술부 출신으로 창의, 젊음, 추진력을 갖춘 최 국장을 창조경제본부장으로 발탁했다.

현장소통시장실, 대구사랑운동 등 시민협력체계 구축을 총괄해온 황종길 자치행정과장을 시민행복국장으로 승진 발탁한 것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국으로 탄생한 건설교통국장에 정명섭 건설방재국장을 배치한 것도 개혁 인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데, 정 국장은 기술직이지만 과거 교통국 업무까지 겸하게 되고 최근 다시 불붙은 신공항 건설 관련 임무를 맡게 됐다.

과장급에도 변화와 혁신이 눈에 띈다. 기술직(지적)인 김헌식 토지정보과장을 총무과장으로, 조직개편 후 새로 만들어진 대변인실 언론담당관(4급)에 김진상 총무계장(5급)을 직무대리로 발탁했다.

◆직무대리, 승진 보증수표 아니다

관행적으로 승진 개념으로 여겨졌던 직무대리에 대해 새롭게 개념 정리를 한 것도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직급을 떠나 직무대리를 하면 승진으로 인정했고, 실제 얼마 뒤 승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일할 기회를 준 것일 뿐 승진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직무대리를 달았더라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원점으로 돌아가거나 되레 인사 불이익을 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시장은 "직무대리가 당연직 승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된다. 직무대리는 직무대리일 뿐이고, 일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준 것인 만큼 이 기회를 잘 살릴 때 승진을 할 수 있다"며 "누구든지 열심히 일하고 조직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공서열 잊어라

권 시장은 이번 인사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승진 기회와 그동안의 관행에 대한 타파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인사'로 정의했다. 시간만 지나면 승진이 되는 관행을 타파'철폐하고, 열심히 일한 사람, 성과를 낸 사람, 주변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 등 능력과 전문성 위주로 승진 등 발탁을 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한 실행의 하나로 내년에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1956년생을 이번 인사에서 배제시켰다.

또 그동안 배제됐던 소수직렬에 대한 배려도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지금까지 보직인사 과정에서 기술직'행정직의 엄격한 구분으로 서로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조직문화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는 기술직과 행정직 간의 칸막이를 없애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권 시장은 "오랫동안 익숙한 관행을 새로운 시장이 하루아침에 바꾸기가 쉽지 않았고, 존중한 부분도 있었다"며 "연공서열을 인정하지 않고, 상하 간 업무 성과에 있어서 발탁인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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