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종이 사자' 5연패 탈출 실패…NS전 강우콜드게임 무승부

입력 2014-09-03 09:43:58

마틴·차우찬·안지만 투구 흔들 임창용 아홉 번째 블론세이브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2일 대구 NC전에 앞서 "골치가 너무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구상을 묻는 말에 대한 답이었지만 최근 팀의 연패에 대한 불만이기도 했다. 류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인사 온 국가대표, NC 나성범'이재학에게 "아시안게임에 신경 좀 쓰라"고 당부하면서 "오늘 경기는 살살 하라"고 압박(?)까지 했다. 그는 삼성 투수들의 구위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이야기에는 "이기려면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뛰어야 하는데 요즘 그렇지 못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시즌 최대 위기에 놓인 삼성은 강우 콜드 무승부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도 1위 팀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패하지는 않았지만 허약해진 마운드와 엉성한 수비'주루 탓에 5연패 탈출에는 실패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되살아난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선발 투수로 나선 마틴은 6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던 지난 27일 롯데전에 이어 부진을 이어갔다. 자신의 8승 가운데 2승을 NC전에서 따내며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이날은 2이닝 5피안타로 3실점 하며 일찌감치 강판당했다. 3회 무사 1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차우찬은 5회까지 삼진 5개를 뺏는 호투를 펼쳤으나 팀이 6대3으로 역전에 성공하자 오히려 흔들렸다. 뒤이어 6회 무사 만루에서 등판한 안지만도 밀어내기 볼넷 2개를 허용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8회 1사 2루에서 올라온 임창용은 권희동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아 시즌 아홉 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삼성의 올 시즌 1위 독주는 기록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미숙한 플레이가 잦다. 이날 6대5, 1점차로 쫓긴 6회 공격에선 1사 1, 3루 기회를 나바로'박한이 등 주자 2명이 모두 주루사로 날려버렸다. 또 9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는 중견수 박해민이 이승재의 직선타구를 잘못 판단해 공을 머리 위로 넘겨버리고 유격수 김상수의 중계 실책까지 겹쳐지면서 타자까지 홈을 밟아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삼성은 이날 실책 2개를 저지르면서 팀 최소 실책 단독 1위에서 공동 1위(넥센'62개)가 됐다.

그러나 중심타자들이 모두 선발 출장, 모처럼 '완전체'가 된 타선은 끈질긴 면모를 보이며 연패 탈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은 패색이 짙던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나바로의 좌전안타에 이은 박한이의 2점홈런, 박석민의 적시타, NC 손민한의 폭투로 4점을 뽑아냈다. 1사 2루 상황이 이어져 끝내기 안타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었으나 빗줄기가 굵어진 게 아쉬웠다.

한편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한화의 경기도 7회 7대7 강우 콜드 무승부로 끝났다. 하루에 2경기가 강우 콜드 무승부로 기록된 것은 처음이다. LG-넥센(잠실), KIA-두산(광주)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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