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액 꼬박 받을까, 종잣돈 투자 해볼까

입력 2014-09-02 07:53:45

의무화된 퇴직연금…내게 맞는 방식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일신문 DB
최근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에 대해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과 함께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일신문 DB

봉급생활자들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퇴직연금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월급쟁이들은 기존 국민연금에 퇴직연금이 더해져 은퇴 후 곳간 형편이 조금 더 나아지게 된다. 퇴직연금제도는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그리고 특례제도인 기업형 또는 개인형 퇴직계좌(IRP)로 나뉜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27일 도입(2016년 7월)을 결정한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추가된다. 확정급여형은 기존 퇴직금제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적립(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근속연수)되는 대신 일시금이 아닌 매월 연금방식으로 수령하게 된다. 기업이 외부 금융기관과 계약을 체결해 직원에게 지급할 퇴직연금을 미리 적립하는 방식이다.

확정급여형 가입자들은 매월 약속된 금액을 수령하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생활을 꾸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승진이 빠르거나 임금상승률이 퇴직연금 투자수익률(평균 2%)보다 높은 기업의 근로자라면 확정급여형이 유리하다.

◆확정기여형, 직장인들에게 유리

확정기여형은 금융투자에 관심이 높은 직장인에게 유리하다. 회사가 매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연봉의 약 8.33% 이상)을 직원의 확정기여형 계좌에 넣어주면 이 돈을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투자 수완에 따라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의 총액이 결정된다. 이때 발생하는 투자수익에 대해서는 여타 소득세율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재테크(성과급 추가불입 등) 수단으로도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연평균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퇴직(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을 앞뒀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확정기여형이 유리하다. 다만,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은 투자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2012년 7월 관련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가운데 하나의 퇴직연금에만 가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혼합형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직원은 두 가지 방식에 모두 가입할 수 있다.

기업형 퇴직계좌(IRP)제도는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간편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다. 운영 방식은 확정기여형과 같다. 회사가 근로자 개개인의 IRA 계좌에 연봉의 12분의 1 이상의 부담금을 납입하면 근로자가 이 돈을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개인형 퇴직계좌(IRP)제도는 근로자가 이직이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생활자금으로 모두 사용하지 않고 노후대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현재 퇴직금 총액이 150만원 이상이거나 퇴직연령이 55세 미만인 근로자의 경우 의무적으로 개인형 IRP 계좌에 퇴직금을 입금토록 하고 있다.

정부가 2016년 7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기금형 연금제도는 특정기업이 개별 기금을 만든 뒤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에 신탁하는 제도다. 기금은 노'사'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금운용위원회를 만들어 자신에게 맞는 운용사에 퇴직연금 운용을 맡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퇴직연금기금', '현대자동차퇴직연금기금' 등 단일 기업들이 별도의 퇴직연금제도를 갖게 되고 기업 근로자들마다 다른 수익률을 받게 된다. 아울러 30명 이하 영세사업장은 내년 7월부터 중소기업 퇴직기금을 만들어 운용할 수 있다.

◆퇴직연금 선점경쟁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금융권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은행'증권사등 금융권은 퇴직연금 전용 홈페이지와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며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시장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집중적인 고객관리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퇴직연금 재테크 전략을 책으로도 발간했다. 대신증권은 매달 퇴직연금 가입자에게 국내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전망 및 자사 판매 상품의 특징 등을 설명해주는 '투자전략 가이드'를 제공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퇴직연금 교육시스템을 통해 추천 상품과 퇴직연금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도 퇴직연금 전용 홈페이지를 마련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퇴직연금을 핵심 고객관리 분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 상품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컨슈머 등 해외투자 펀드가 크게 늘면서 해외에 투자하는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이 올해 들어 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대구은행(은행장 박인규)은 퇴직연금 가입업체의 체계적인 컨설팅을 위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컨설팅 전담반'을 운영하여 퇴직연금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퇴직연금 컨설팅 전담반'은 총괄반장, 국제재무위험관리사(국제FRM), 보험계리사 등으로 구성된 컨설팅 전문가 집단으로, 이번 상반기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하반기에는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8월 27일에 발표된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에 따른 퇴직연금 컨설팅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구은행은 가입업체에 직접 방문을 하여 일반적인 수준이 아닌 퇴직연금 전문지식 컨설팅, 업무가이드, 자산운용 현황, 연금계리, 세무, 회계 등 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퇴직연금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창희 기자'유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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