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민심 역주행 그만하고 국회로

입력 2014-09-01 10:39:44

올해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일정으로 오늘부터 열리지만 시작부터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첫날 개회식 참석 이후의 의사일정은 백지상태로 남겨놓았기 때문이다. 여론은 장외투쟁 중단과 각종 법안의 정상적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강경파의 '성과없는 장내 복귀 불가론'이 회군(回軍)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백기 항복이나 다름없는 빈손 복귀가 자존심 상하겠지만 지금 그런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울 계제가 아니다. 장외투쟁의 동력은 내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새정치연합의 행태에 이미 고개를 돌린 지 오래다. KBS의 31일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응답자의 63.8%가 장외투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국회 복귀에 대해서는 82.5%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관계없이 무조건 복귀해야 한다'고 했고,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처리해야 한다'도 무려 84.4%나 됐다.

이는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이 견지하고 있는 투쟁에 대한 파산선고다. 투쟁의 이유와 명분, 정당성, 전략 모두에서 완패한 것이다. 창당 이후 최저로 떨어진 지지율은 그 명백한 증거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은 투쟁 체질을 벗지 못하고 있다.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으로 세월호 특별법 홍보전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한다. 새정치연합의 투쟁에 반대하는 80%보다 지지하는 20%만 보고 가겠다는, 민심을 거스르는 절망적 역주행이다.

여아는 지난 5월 이후 '입법 제로'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국민에게 내밀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은 민심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아니 알고도 모른 체하는 새정치연합의 현실감각 부재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그런 몽환(夢幻)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성과없는 국회 복귀가 모멸감을 안기겠지만 국민은 새정치연합의 회군을 조소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게나마 본연의 자리로 돌아온 회심(回心)을 더 격려할 것이다. 창피해할 것도 쑥스러워할 것도 없다. 국민이 맡긴 일을 하겠다는데 나무랄 국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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