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전…하늘나라 아버지도 기쁠 것"

입력 2014-08-30 08:00:00

6·25참전 美 용사의 딸 머린 블란코 씨 부친 소장품 들고 고인 근무 부대 찾아

▲블란코 씨가 제2작전사령관 이순진 대장으로부터 기념액자를 받고 있다. 제2작전사령부 제공
▲블란코 씨가 제2작전사령관 이순진 대장으로부터 기념액자를 받고 있다. 제2작전사령부 제공

28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6·25전쟁 참전용사로 고인이 되기 전까지 한국과 자신이 근무한 부대를 그리워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딸이 방문한 것이다. 주인공은 미국 시카고에 사는 머린 블란코(68·Maureen Blanco) 씨.

블란코 씨의 아버지는 6·25전쟁에 미군으로 참전한 고(故) 스탠리(Stanley E. May) 소령으로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에 머물렀고 1956년에는 제2작전사령부의 전신인 2군사령부에서 병참참모부 및 8기지창 고문관으로 재직하면서 초창기 국군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그는 1956년 한국을 떠나 고국으로 귀국했지만 6년간 머물렀던 한국을 항상 그리워했고 블란코 씨에게 제2작전사령부를 살아생전에 꼭 다시 한 번 방문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하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난 3월 95세의 일기로 사망해 미국 펜실베이니아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아버지의 한을 대신 풀어줄 방법을 찾던 블란코 씨는 미국 시카고 재향군인회의 주선으로 이번에 제2작전사령부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블란코 씨는 아버지가 귀국할 당시 군사령관이던 강문봉 장군으로부터 받은 감사장과 편지, 사진 등 아버지의 소장품을 들고왔다.

제2작전사령관 이순진 대장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이런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전 부대원의 마음을 담은 기념액자를 블란코 씨에게 선물했다. 이에 대해 블란코 씨는 "아버지가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을 직접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하늘나라에서도 기뻐할 것이다"라며 환대해준 장병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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