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손길 묻은 제품마다 매출 쑥쑥, 다녀간 천주교 성지 순례 코스 각광
이달 14~18일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교황 특수가 경제'관광'종교 등 사회 각 분야에 퍼지고 있다. 교황이 썼던 제품은 교황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고, 교황이 방문한 곳은 순례 관광 코스로 개발되고 있다. 또 한국 천주교는 성당 문을 두드리는 예비신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황 인기 힘입은 마케팅 특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행사에 자사 제품을 제공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기업이 많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교황이 방한 중 탄 차량을 전담 제공했다. 기아자동차의 '쏘울'은 교황의 의전차량으로, 현대자동차의 '카니발'과 '싼타페'는 교황의 퍼레이드 차량으로 쓰였으며 전 세계에 영상으로 전파를 탔다. 특히 쏘울은 평소 '작은 차'를 고집하는 교황이 직접 선택해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은 교황 방한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교황청 요청에 따라 쏘울 광고 및 판촉에 교황 방한 관련 문구 및 내용을 넣지 않기로 한 것.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교황에게 제공했던 쏘울 6대(예비차량 포함) 중 3대를 천주교 교황방한위원회에 기증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교황방한위는 이 가운데 2대를 다시 교황청에 기증하고, 나머지 1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전시해 신자는 물론 일반인도 볼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갈 때 대한항공 전세기를 탔다. 외국 방문 후 돌아올 때 방문국의 국적기를 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직접적인 마케팅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교황이 이용한 항공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밖에도 교황 방한 행사에 공식 와인 '마주앙'을 제공한 롯데주류, 서울 광화문 시복식 참석자들에게 먹는샘물 '석수' 22만 병을 무료로 나눠준 하이트진로, 특수 제작한 볼펜을 교황에게 선물한 모나미 등의 기업이 홍보 효과를 얻었다.
◆교황의 발자취, 순례 관광 코스로
관광 특수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기간에 찾고 머물렀던 동선에 수많은 신자 및 일반인이 따라붙으며 관광 효과를 냈고, 교황이 떠난 후에는 교황의 발자취가 남은 천주교 성지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것.
충청남도는 교황이 찾았던 당진 솔뫼성지와 서산 해미성지 등을 잇는 88㎞ 구간을 순례길로 만들기로 했다. 국내 천주교 신자 및 일반 국민은 물론, 한류 관광 등과 연계해 아시아에서 가톨릭 신자가 가장 많은 필리핀의 관광객도 그러모은 다는 것이다. 또 서산시는 교황이 해미성지에서 점심으로 먹었던 한우 등심구이와 낙지죽, 우럭어알탕 등의 식단을 '해미정식' 등의 이름으로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구경북의 천주교 성지도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된 순교자들의 순교 성지가 대구경북 곳곳에 있다. 특히 대구 및 인근의 경우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문한 성모당과 계산성당 등은 물론 관덕정순교기념관, 복자성당, 한티순교성지 등 천주교 성지를 연계하는 순례 코스가 이미 구축돼 있다.
교황이 사용했던 성물 등은 기념물로 전시돼 순례객들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황이 서울 광화문 시복식 때 앉았던 의자는 서울 절두산순교박물관이나 서울 서소문역사공원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교회 박물관에 보관된다. 시복식 제단에 설치됐던 대형 십자가는 경기 용인 성직자 묘지로 간다. 또 교황이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 등에서 사용한 성작(미사 때 포도주를 담는 잔)과 제의 등은 아직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박물관, 기념관 등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젊은 층 천주교 관심 늘어
한국 천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신자 수가 증가하고, 냉담자(세례를 받고도 평소 미사에 참석하지 않는 신자)들의 복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대 교황의 방한은 국내 천주교 교세 확장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방한한 이후 국내 천주교 신자 수는 매년 10만 명 이상 꾸준히 증가했다. 1980년대에 130만 명 규모였던 국내 천주교 신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40만 명으로 늘어났다. 30여 년 만에 4배가량으로 크게 증가한 것.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은 신자층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한국 천주교에 더욱 반가운 현상이다. 한 천주교 관계자는 "종교에 관심이 적은 20, 30대 젊은이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언행에 호응하는, 일명 '교황 앓이' 현상이 온'오프라인에서 이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실제로 세례를 받으려고 문의하는 젊은이들도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교황도 이번 방한 때 젊은이들을 응원 및 격려하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하며 천주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실제로 교황이 한국을 찾게 된 계기는 아시아 가톨릭 젊은이들이 모이는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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