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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갠 오후
어릴 적 초가집 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통통하게 살이 오른 지렁이~!
70년 세월 먹고 자란
그 지렁이가 지금 내 손등에서
굵은 핏줄이 되어
퍼렇게 꿈틀거린다.
순간 진한 서러움 같은
그 무엇이 아리게
목구멍을 타고 올라옴을
꿀꺽 삼켜버렸다.
흔적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그래도 한 세상
의미있게 사노라면
그 또한
행복인 것을….
이수자 (대구 북구 학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