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mm 물벼락…부산·창원 잠겼다

입력 2014-08-26 10:21:09

산사태로 경로당 붕괴, 불어난 물 버스 휩쓸려…최소 5명 사망 피해 속출

25일 남부지방에 시간당 13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며 최소 5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10시 현재 부산 금정구에는 244.5㎜의 기록적인 비가 내렸고, 창원에도 242.5㎜의 비가 내렸다. 또 부산 북구 221.5㎜, 동래구 201㎜, 하동 148㎜, 사천 141㎜, 밀양 102.5㎜ 등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비로 부산'경남에서는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실종자도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2시 5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는 시내버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다리 난간에 걸렸다. 이 사고로 A(19) 양이 버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운전사 B씨와 다른 승객들은 실종 상태다.

부산에서는 오후 3시 15분쯤 지하차도에서 승용차 1대가 불어난 물에 고립돼 차에 타고 있던 2명이 숨졌다. 오후 4시쯤에는 부산 북구 한 아파트 인근 경사로를 걷던 C(60) 씨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고, 오후 4시 30분쯤 기장군에서 3명이 타고 있던 차량 1대가 범람한 하천물에 밀리면서 1명이 숨졌다.

산사태가 발생하고 도로 등이 침수되기도 했다. 부산 북구에서는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깔려 아파트 경로당이 붕괴됐다. 비슷한 시각 부산∼울산 고속도로 장안나들목 인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부산 방면 2개 차로가 통제됐다. 주요 간선도로도 침수돼 부산 전역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차량이 절반 이상 잠기자 일부 운전자들은 차량을 버리고 대피하기도 했다.

집중호우로 한때 부산도시철도의 기능이 마비됐다. 이날 오후 2시 22분쯤 금정구 도시철도 1호선 범어사역의 선로가 빗물에 잠겨 부산대역까지 7개역 구간이 운행 중단되는 등 1'2'4호선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운행이 중단된 도시철도 일부 승객들은 침수된 도로를 걸어서 귀가하기도 했고, 도로 대부분에서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3시 54분쯤에는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고리 2호기(설비용량 65만㎾)가 취수 건물에 빗물이 과다 유입되면서 가동을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취수건물의 배수 작업을 한 뒤 안전 점검을 해 이상이 없으면 고리 2호기를 재가동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이번 비로 주택 86가구가 침수됐고 13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차량 34대가 침수 또는 파손됐다고 밝혔다. 또 국도 14호선 등 29곳의 도로가 유실됐으며 42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봄이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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