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을 비롯해 군 사고가 잇따르면서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어제 첫 회의를 열고 4대 중점 과제를 선정, 국방부에 권고했다. 4대 중점 과제로 '부대-부모-병사 간 24시간 소통 보장', 'GOP 면회 허용 및 평일 부대 면회 보장','병사가 휴가 날짜를 선택하는 자율 휴가제','열악한 내무반'생활관 개선'등을 제시했다. 면면을 보면 '우리 병영문화가 아직 이 수준이었나'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것들이다.
4대 중점 과제는 우리 군 수뇌부가 그동안 얼마나 타성에 젖어 병영문화 개선에 소홀했었는지를 보여준다. 신세대의 흐름에 걸맞게 열려 있지 않고 투명하지 않은 군대에선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다. 국방상 보안이 필요한 부분과 소통해야 할 부분은 명확히 구분 지었어야 했다. 징병제 아래의 병사들 생활은 폐쇄적이기보다 소통하는 실익이 훨씬 크다. 부모와의 연락을 막고, 면회가 허용되지 않으며, 원하는 날짜에 휴가를 쓸 수 없는 그런 병영문화는 장병의 기를 꺾을 따름이다.
유감스럽게도 군은 사고가 터질 때마다 개선 대책을 쏟아내 왔다. 2000년 이후에만 하더라도 여러 차례 병영문화 개선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때뿐이었다. 2000년 '신병영문화 창달 추진계획', 2003년 '병영생활 행동강령', 2005년 '선진병영문화 비전', 2011년 '병영문화 개선운동', 2012년 '병영문화 선진화 추진 계획'을 내놓는 등 군내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책을 발표했지만 흐지부지됐다가 결국 올해 GOP 총기 난사사건으로 이어졌다.
이제 군 수뇌부가 달라져야 한다. 고비만 넘기면 그만이다는 과거의 경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적극적인 의지가 요구된다. 폐쇄적인 군대에서 사고가 나기 쉽고, 숨길수록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번에 언급된 병영 문화 개선 방안도 대부분 과거에 언급됐던 것들이다. 이것들이 왜 벌써 실천되지 않고 오늘에까지 이르렀는지 뼈저린 성찰이 필요하다. 혁신위가 제시한 4대 중점 과제는 즉시 해결돼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대책이 말의 성찬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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