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입력 2014-08-23 08:10:48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강신주 외 지음/메디치미디어 펴냄

1950년대 영국의 젊은 작가들은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품을 쏟아냈다. 그 가운데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는 희곡을 쓴 존 오즈번은 기성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집요하게 파헤쳤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곳곳에서 터지는 사건'사고로 뒤숭숭하다. 이런 때에 인문학 공부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동체가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의 순간일수록 인문학의 도움이 절실하다. 사람이 사람 목숨이 아니었던 춘추전국시대에 찬란한 제자백가 사상이 꽃을 피운 이유다.

이 책은 이 시대 최고 인문학자 8명이 무기력한 사회를 향해 던지는 '분노'의 인문학이다. 철저하게 절망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그리고 사회를 바꾸는 것, 이것이 분노의 인문학 본질이다. 저자들은 "동'서양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면 우리 내면의 솔직한 욕망과 상처, 세상의 부조리와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절망하고, 절망을 넘어 분노할 수 있다. 분노는 인문학의 종착점은 될 수 없지만 시작점은 될 수 있다. 지독한 허무주의에 빠질 것만 같은 이 상황이야말로 인문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맹자' '순자' '파우스트' '광인일기' '분신' 등에서 인간의 욕망과 절망을 규명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적나라하게 해체하면서 현재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찰한다. 2부에서는 '동물농장''구운몽' '별 방랑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등에서 나타난 부도덕한 사회와 인간 그리고 소외와 극복을 살펴본다. 312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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