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린 방탄국회…의원 3명 구치소로

입력 2014-08-22 10:37:16

여론 압력에 결국 자진출석…박상은·조현룡·김재윤 구속

'방탄국회'가 여론의 거센 압력에 무너지면서, 입법 로비와 금품 수수 등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여야 정치인 3명이 21일 무더기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과 인천지법은 이날 여야 의원 5명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새누리당 박상은'조현룡,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 등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신학용 두 의원에 대해선 혐의에 대한 검찰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당초 이들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로 예정돼 있었지만, 해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일찍 법원에 연기 요청서를 제출하거나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하루만 버티면 임시국회가 열리는 22일 0시부터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지 않는 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새벽 검사와 수사관을 국회 앞에 대기시킨 뒤 오전 9시 30분부터 강제구인에 나섰고, '방탄국회' 뒤에 숨어 구속을 면해보려던 의원들은 여론이 크게 나빠지면서 결국 이날 오후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혔다. 방탄국회는 결국 여론의 압력 앞에 무너진 셈이다.

현역 의원이 같은 날 3명씩이나 구속된 것은 2004년 초 한나라당 박명환'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 등 6명이 불법 대선 자금 또는 금품 비리 연루 혐의를 받아 구속된 이후 10년 만이다. 19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9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선동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1년 만이다.

현역의원들의 구속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국가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경제활성화에 앞장서야 할 집권여당에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자체만으로도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며 "새누리당은 국회의원의 부당한 특권과 정치개혁을 위해서 더욱더 뼈를 깎는 자세로 노력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철도 비리'와 관련한 뇌물 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송광호 의원에 대해서도 "입이 백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리 혐의를 받았던 3명의 의원 중 신계륜'신학용 두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에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김재윤 의원에게 영장이 발부된 것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신계륜'신학용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법원이 엄정한 심사를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며 "이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받는 혐의와의 절차상, 내용상, 범행 동기상의 차이점에 주목한 것으로 읽히는 만큼 법원이 의미 있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당초 새정치연합 의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비리 혐의를 가리려는 일종의 '교란행위'의 성격이 짙었다"며 "법원이 김 의원의 소명을 제대로 판단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이지현 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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