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물 휩쓸린 동생 구하려다…남매 참변

입력 2014-08-22 10:54:03

최근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난 대구 북구 동화천에서 21일 초등학생 남매가 물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이 로프로 몸을 묶은 채 실종자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최근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난 대구 북구 동화천에서 21일 초등학생 남매가 물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이 로프로 몸을 묶은 채 실종자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21일 오후 1시 29분쯤 대구 북구 동변동 동화천 징검다리에서 놀던 초등학생 남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A(10) 군과 B(9) 양 남매를 포함해 어린이 4명이 동화천 징검다리 주변 계단에서 물에 맨발을 담그면서 놀다가 물에 휩쓸렸다. 물에 잠긴 계단에 서 있던 B양이 빠른 물살에 발이 미끄러졌고, A군이 동생(B양)을 구하려다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어른들이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원 등 합동 수색대는 이날 오후 2시 36분쯤 사고 지점에서 15m 떨어진 곳에서 A군을 발견해 병원에 옮겼으나 숨졌다. B양도 22일 오전 4시쯤 사고 지점에서 300여m 떨어진 동화천 하류와 금호강 합류지점 물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목격자 박모(48) 씨는 "아이들끼리 물가에서 놀고 있었다. 위험하니 어서 나오라고 소리를 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순식간에 물에 잠겨 몇 차례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것을 발견해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했다.

사고 지점은 금호강 합류지점을 불과 300m 앞둔 곳인 데다 비로 물이 불어난 탓에 당시 인근 수심이 최고 2m에 이르고 유속도 빨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합동 수색대는 남매를 찾기 위해 인력 149명과 헬기 등 장비 9대를 투입해 징검다리에서 하천 하류에 이르는 구간의 수초와 바닥 등을 살폈고, 팔달교와 산격대교 인근에서도 수색작업을 벌였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