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이 아버지 역을 맡은 2007년 개봉 영화 '아들'은 특별한 부자간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이다. 무기징역수인 아버지에게 허락된 단 하루의 외출. 그것은 청소년이 된 아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15년 만의 바깥나들이, 낯설고 어색한 아버지와 아들의 대면. 그러나 짧은 순간들이 흐르면서 부자(父子)는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다.
러시아의 사실주의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은 이상적 자유주의자인 아버지와 혁명적 민주주의자인 아들을 내세워 19세기 러시아의 사회'정치적 현실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 소설이 시대를 초월한 명작인 것은 세대 갈등과 부모의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한 사색 등이 공감대를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1970년대 필리핀의 국민 가수로 떠올랐던 프레디 아길라의 세계적인 히트곡 '아낙'(Anak)은 아들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의 자전적 서사시(敍事詩)이다. 일탈과 방황을 일삼으며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자신의 젊은 한때를 되돌아보며 사랑하는 아들에게 가슴으로 전하는 '돌아온 탕자의 노래'이다.
어떤 사람이 아들 둘을 키웠다. 큰아들은 어릴 적부터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기쁨을 안겨줬지만, 둘째 아들은 애초에 건달로 풀려 아버지의 애간장을 태웠다. 하지만 큰 아들은 유학을 떠나 국제결혼을 해서 아예 부모의 생일조차 잊어버렸는데, 사업에 성공한 둘째 아들이 부모를 모시는 효자가 되었다. 살다 보면 '아들 덕분에'와 '아들 때문에'는 이렇게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연출한다.
마약금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홍콩의 인기스타 성룡의 아들이 8년간이나 마약을 복용한 사실이 밝혀져, 아버지 성룡에게 망신살이 뻗쳤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둘째 아들의 복수를 위해 몸소 보복 폭행에 나섰다가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막내아들의 '미개한 국민' 어쩌고 하는 망언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이번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군 복무 중인 장남의 후임병 가혹행위 사실이 밝혀지면서 잘나가던 정치적 행보가 휘청거리고 있다. 모두가 아들 덕분에 행복하면 좋으련만, 아들 때문에 불행한 일도 많은 게 세상이다. 자식은 애물단지라 했던가, 오죽하면 '해지할 수 없는 악성보험'이란 말까지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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