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매직 넘버' 지우기 아시안게임 이전 가능할까

입력 2014-08-21 09:23:31

2위 넥센과 6경기 차 연일 빗방울 어려울 듯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의 일정표에 차질이 생겼다. '가을장마' 탓에 잇따라 경기가 취소되면서 아시안게임 이전에 '매직 넘버'(1위 팀이 우승하는 데 필요한 승수의 숫자)를 지우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프로야구는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 동안 경기를 중단한 뒤 아시안게임 종료 이후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우천으로 순연된 경기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에 '매직넘버'를 지우겠다는 의욕을 보여왔다. 일찌감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고 나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으로서 대표팀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마음이다. 개인적으로도,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부진을 만회할 좋은 기회다.

하지만 연일 쏟아지는 빗방울은 류 감독의 셈법을 헝클어뜨렸다. 지난 17일 대구 LG전에 이어 19'20일 광주 KIA전을 치르지 못한 삼성은 20일 현재 64승2무30패를 기록하고 있다. 2위 넥센(62승 1무 40패)과의 승차는 6경기다. 넥센이 올해 남은 25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률 0.685가 된다. 하지만 삼성은 잔여 32경기에서 23승만 보태면 승률 0.690이 돼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다.

그러나 삼성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에 20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전승을 거두더라도 84승에 그쳐 자력으로는 우승 헹가래를 칠 수 없다. 물론 넥센이 이 기간에 연패를 거듭한다면 아시안게임 이전에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도 있다. 삼성이 이기고, 넥센이 지면 매직넘버는 한꺼번에 '2'씩 줄어든다.

류 감독은 '최소경기 통산 300승 감독'이란 명예로운 기록도 눈앞에 두고 있다. 류 감독 부임 이후 삼성은 2011년 79승4무50패, 2012년 80승2무51패, 2013년 75승2무51패를 거뒀다. 20일 현재 490경기에서 298승을 챙겨 300승에는 단 2승만 남았다. 종전 최소경기 300승 기록은 김영덕 전 삼성 감독의 495경기다. 최소경기 100승은 KIA 선동열 감독이 삼성 재임 시절 달성했던 169경기, 최소경기 200승은 류 감독의 336경기다.

류 감독이 자신의 시즌 최다승인 80승을 올해 뛰어넘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잔여 32경기에서 17차례 더 이기면 된다. 현재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삼성은 21승을 더 보태 85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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