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향기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났지만 그가 한국 사회에 남긴 울림은 크기만 하다. 환호와 열광은 잦아졌지만 가슴속 파문과 감동은 쉬 잠들지 않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남기고 간 것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권영진(대구시장)=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낮은 곳에 간다고 해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임을 받는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셨다. 약자에 대한 배려, 인간 존중, 통합 등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드는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교황을 따라갈 수도, 비교할 수도 없지만 그런 정신 자세로 시정에 임하겠다. 당선 전에 한 약속을 지키고 정치적 입장이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잘 듣고 배울 점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는 것 역시 교황이 던진 메시지와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김관용(경상북도지사)=교황의 방문은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큰 축복이 될 것이다. 전 세계가 지켜봤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교황이 자연스레 올려줬다. 지극히 인자하고 평안한 모습으로 한없이 낮은 곳을 지향해가는 교황의 모습은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아 이런 모습이구나, 저것이 바른 모습이구나' 하며 모두가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개인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교황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봤다.
▷이종진(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사람이 중심인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어루만지고 위로했다. 세대와 지역과 종교를 떠나서 많은 분들이 희망과 평화, 사람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국민의 상처와 아픔을 조속히 치유하고, 평화와 번영이라는 국가 발전을 위해서 국민의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정치권 전체가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복지와 안전의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은 없는지 살펴보고 배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수성(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대한민국의 위상이나 남한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각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 갈등을 풀 실마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난한 자를 먼저 찾고 낮은 곳에 임하라고 했는데, 반성하다 보면 분명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자기의 모든 걸 내려놓고, 가진 자일수록 양보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 그런 메시지를 국민 개개인에게 심어주고 간 것 같다.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사회가 점점 달라질 것이다. 정치권이 전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를 준 것 같다.
▷홍의락(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위원장)=항상 '아래로 향하는' 지도자의 덕목과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에 대한 믿음을 새삼 되새기게 됐다. 특히 우리가 돈 버는 데, 먹고사는 데 바빠 잊어버렸던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소외된 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감동받았고,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천주교가 단순히 선교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전해진 것이 아니라, 한국민들의 노력과 고민에 의해 만들어지고 정착됐다는 교황의 말씀을 통해 용기와 자부심을 갖게 됐다.
▷김동구(대구상공회의소 회장)=종교를 뛰어넘어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우리나라에 전파했다. 새로운 차원의 용서와 화해의 계기를 만들고 서로 좀 더 돌아보고 이해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친 국민과 경제인들에게 하나의 '힐링'을 전파한 시간이기도 했다. 국민 모두가 치유의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교황의 말씀을 경제인들이 돌아봐야 한다. 어려운 주변을 돌아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류형우(대구예총회장)=나 자신은 물론 국민들에게 큰 울림과 고요한 평화를 함께 주셨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위로와 배려와 기도로 달래주시고 정치인과 사회의 기득권층에는 낮은 곳에 대한 관심과 청빈의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 자신의 삶의 태도 또한 되돌아보게 했다. 교황님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은 상처를 딛고 일어나 사회의 빛이 되고 사회의 기득권층은 낮은 곳으로 임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빛이 되어 주라는 의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정병주(대구사회복지사협회장)=교황께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장애인,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일정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음성 꽃동네 등 장애인시설을 방문하시고, 전신마비 환자에게 입맞춤을 하는 등의 모습이 따뜻함을 전해줬다. 이런 행동은 일반인들이 장애인시설 등 복지 시설 및 단체에 가지고 있던 '심리적 문턱'을 많이 낮춰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교황이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찾고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에서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편견을 상당히 허물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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