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성대한 시복식을 치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곧장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바쁜 방한 일정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날 오후 4시쯤 교황이 탄 헬기가 꽃동네 상공에 나타나자 신자들은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고 "비바 파파!"(Viva Papa'교황 만세)를 외치며 교황을 반겼다. 오픈카를 탄 교황은 꽃동네 잔디광장에서 희망의 집까지 500m 거리를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동하며 10여 명의 어린아이에게 입을 맞추고, 신자들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희망의 집을 방문한 교황을 반겨준 것은 장애인들이었다. 장애 아동 10명이 노랫소리에 맞춰 율동을 펼치자 교황은 줄곧 선 채로 이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후 교황은 장애 아동들의 머리와 뺨에 일일이 입을 맞추고, 한 장애 아동과는 손 하트 인사를 나누기도 하며 축복했다. 손가락을 빨고 있던 갓난아기의 입에는 자신의 손가락을 넣어 주기도 하며 아이들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보여줬다.
또 교황은 두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김인자 씨가 접은 종이거북, 하반신을 전혀 쓰지 못하는 베로니카 씨가 교황의 얼굴을 수놓은 자수 작품 등을 선물 받았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교황은 모자이크로 된 '예수 탄생 그림'을 꽃동네에 선물했다. 교황은 만나는 장애인들을 일일이 안아주고 축복해 주느라 희망의 집에서 예정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교황은 낙태된 아기들의 무덤을 상징하는 태아동산으로 이동해 '생명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이어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을 방문해 3만여 명의 한국 수도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특히 수도자의 청빈함을 강조했다. 이어 꽃동네 사랑의 영성원에서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지도자 150여 명과 만난 교황은 자선활동 등 가난한 자들을 돕는 이들의 노력을 치하하고, 지속적인 교리 교육과 영성 지도 등을 통해 알찬 평신도 양성에 힘써줄 것을 요청했다.
다음 날인 17일 오전 7시 교황은 세월호 사고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세례를 줬다. 이 씨의 세례명은 교황명과 같은 '프란치스코'다. 교황은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이 씨로부터 세례를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를 수락해 이뤄진 세례식이었다.
교황은 이날 오전 11시 충남 서산 해미순교성지 성당을 찾아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의장이자 인도 뭄바이 교구장인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 등 아시아 주교단 50여 명 및 한국 주교단 19명과 만나 이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함께 오찬을 가졌다. 이어 오후 4시 30분 해미순교성지 인근에 있는 해미읍성에서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아시아 각국에서 온 대회 참가자 6천여 명을 포함한 5만여 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미리 운집해 있었고,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친 교황을 열렬하게 환영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청년대회 참석자들을 '사랑하는 젊은 친구 여러분'이라고 부르며 격려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교황방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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