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책!] 현판기행

입력 2014-08-16 07:57:18

현판기행/ 김봉규 지음/ 담앤북스 펴냄

건물의 얼굴이라는 현판에 담긴 이야기와 글씨를 쓴 서예가 이야기, 현판이 달린 건물 이야기 등을 취재해 정리한 책이다. 현판의 글씨는 역대 왕을 비롯해 당대의 대표적 지식인이나 명필 등이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다. 따라서 현판은 그 시대의 정신과 가치관, 예술의 정수가 담겨 있는 문화 예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현판이 걸린 장소에 따라 총 4개의 장, 35곳의 이야기로 구성하였다. '정자와 누각에 걸린 현판'에서는 옛 선비들이 올라 자연의 풍광을 감상하던 정자와 누각에 걸린 현판을 살펴보고, '서원과 강당에 걸린 현판'에서는 조선시대 유학의 산실이었던 서원과 강당의 현판을 소개한다. '사찰에 걸린 현판'에서는 전국의 절과 암자에 걸린 현판을 알아보고, '더 알아보는 현판 이야기'에서는 고택, 궁궐, 중국의 현판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이 땅 곳곳에 걸려 있는 현판을 직접 발로 찾아가 조사함으로써 현판을 둘러싼 역사와 문화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궁궐의 현판이나 사찰의 주련 등에 대해 다룬 책은 한두 권 출간된 적이 있다. 하지만 궁궐, 고택, 사원, 사찰, 정자, 누각 등 우리의 옛 현판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교양서로는 이 책이 처음이다. 비록 '기행'이라는 이름을 달기는 했지만 이 책은 정설과 야사를 포함한 '역사' 그리고 당대 학문의 흐름과 서체의 발달 등 '문화'에 대해 풍부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옛 현판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글씨 자체가 가진 가치뿐 아니라 그 문구가 담고 있는 의미가 주는 가르침, 그 현판에 담긴 일화, 글씨를 쓴 서예가의 예술혼 등 유무형의 값진 유산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343쪽, 1만6천원.

이동관 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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