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설화문학 연구/ 강은해 지음/ 도서출판 태양 펴냄
구비문학은 이야기와 노래, 탈춤, 인형극, 속담과 수수께끼를 즐기는 풍요로운 세계이다. 입으로 전승되는 내용에서 우리는 역사가 말해주지 못하는 민족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동아시아 설화문학 연구'는 한국 구비문학과 더불어 우리 주변 동아시아 나라들의 사정은 어떠한지 그 궁금함에 조금 다가서 본 결과를 담았다. 한국의 탈춤과 인형극, 중국의 경극과 일본의 가부키'노'교겐'인형극, 베트남의 째어와 뚜옹 등 연극 갈래를 감상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도 하지만, 깊은 곳에서는 서로 부르는 손짓이 있었다는 점을 배운다. 이야기와 노래의 세계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중국'일본'베트남 이야기부터 한자리에 엮어 동아시아 이야기문화에 대한 관심을 갈무리한다.
동북아시아 7세기 즈음 한국'중국'일본에서 여왕이 두루 즉위한 주목할 만 한 사실도 싣고 있다. 심상치 않은 역사적 사건의 추이를 설화를 찾아 새롭게 읽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 것이다.
주목할 만한 내용 한 가지. 우리나라와 베트남과의 기질적 친밀성을 발견한 것이다. 한'중'일 동북아 3국은 오랜 역사의 부침 속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문화적 관계망으로 얽혀 있지만,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낯선 곳이었다. 또한 그곳의 왕손이 고려로 망명해 와서 정선 이씨와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리(李) 왕조의 후손들은 하노이의 사당을 참배하고 한국에 뿌리내린 李 왕조의 후손으로 존중받고 있다. 중세 이래 벌써 다문화사회가 펼쳐지고 있었던 흔적들을 찾아보면서 민족을 넘어선 동아시아인의 존재에 대한 훈훈한 정을 느끼게 된다.
저자 강은해는 동아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지금은 계명대에서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299쪽, 1만5천원.
이동관 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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