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회에서 한땀 한땀 수 놓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을 제의는 가난한 자들을 사랑하는 교황의 뜻을 반영해 값싸고 얇은 천으로 제작됐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16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평화와 화해의 미사(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주교들이 입을 제의를 최근 공개했다.
교황의 시복식 제의는 붉은색 바탕에 교황 방한 기념 로고와 칼, 성작(聖爵)을 조화롭게 형상화했다. 칼은 순교자의 수난을 뜻한다. 성작은 미사용 포도주 잔을 상징하면서 찬미의 손짓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수난 뒤에 오는 찬미와 영광, 즉 십자가의 영광을 표현한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교황이 입을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나무 가지를 표현했다. 특히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한 작업을 거쳤다.
제의는 모두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에서 손수 만들었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황에스텔 수녀는 "얇은 천으로 만들다 보니 기계로는 수를 놓을 수도 없었다. 두세 번씩 연습한 뒤 바느질을 했지만 수를 놓았다가 다시 뜯는 것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야 했다"고 말했다.
평화를 위한 미사 때 교황이 제의 안에 받쳐입을 장백의는 솔샘일터에서 만들었다. 솔샘일터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이기우 신부 등이 강북구 삼양동 산동네 주민들과 함께 만든 봉제협동조합이다.
장백의 아랫단과 소매, 옆선에는 무궁화 124송이를 수놓아 124위 순교자를 표현했다. 깃은 제의와 함께 한국 남자복식의 두루마기 깃을 적용했다. 이번 작업에는 정진숙 씨 등 솔샘일터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정 씨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때 입었던 제의를 만드는 등 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 중이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