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카드 뺏은 선임병 3명 영장 신청…해병대선 "소변기 핥아"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사망 사건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군대의 후진적 병영 문화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상북도 내 군부대에서도 후임병에 대한 선임병들의 가혹 행위 사실이 잇따라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영천의 육군 한 탄약부대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을 약 4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관계자는 7일 "육군 제2탄약창에서 선임병 9명이 후임병 13명에게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폭력 행사, 강제추행, 감금, 암기 강요, 후임병 카드 사용 등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가해 선임병 중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 2명은 소속부대에 징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육군 헌병실은 이달 4일 피해 병사의 아버지로부터 '아들 중대의 병영 부조리를 해결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뒤 수사를 통해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병장'B일병 등 선임병들은 후임병 카드로 20여만원을 결제하고 갚지 않았으며 창고 불법 감금, 서열 암기 강요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간부에게 고자질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등의 협박을 하고 폭력을 썼으며, 생활관에서 성기를 보여주면서 강제추행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임병들의 집단 가혹행위 사건이 밝혀진 육군 제2탄약창은 지난달 전역한 이모 상병이 전역 당일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가혹행위 논란이 일었던 부대다.
제2탄약창 관계자는 "구타'가혹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모든 사실을 숨김없이 공개할 것이며, 수사 결과 위법성이 확인되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6월 23일 포항 해병대 모 부대에서 저녁 점호 청소시간에 A일병이 B이병에게 "청소 상태가 좋지 않다"며 소변기 물 내림 버튼의 아래쪽 물기를 핥도록 했다. B이병은 이 부대에 배치된 지 2개월 된 신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같은 달 27일 해병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수시 부대 진단을 통해 적발됐으며, 관련자는 법 절차에 따라 지난달 8일 형사 입건됐다.
해병대는 또 부대 진단 과정에서 C일병이 D이병을 구타한 사실과 E병장이 후임병들에게 언어폭력을 한 내용도 추가로 적발해 징계위원회를 연 뒤 영창에 보냈다.
해병대 측은 "관련 사고를 법 절차에 따라 적시 조치했으며 사건에 대한 은폐나 축소 의도는 없었다"며 "추후에도 수시 부대 진단 등을 통해 구타 및 가혹행위를 모두 찾아내 위법 행위를 저지른 병사에 대해 법 규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