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는 유난히 떡볶이 전문점들이 많다. 15년 전 일명 마약 떡볶이로 불리던 '신천할매떡볶이'를 시작으로 이름도 비슷한 신천황제떡볶이, 궁전떡볶이, 신전떡볶이, 신천떡볶이, 황떡, 공주떡볶이, 달떡볶이 등 매콤, 달콤 그 맛 또한 특별하다. 최근 들어서는 대구지역 브랜드인 '너머' '미숙이네 떡뽀끼' '빨봉분식' '두 남자 떡볶이' '이웃집 소녀 떡볶이' 등 젊은이들의 취향을 고려한 카페 느낌의 인테리어와 이색 메뉴를 갖춘 떡볶이 가게들이 즐비하다.
요즘 떡볶이는 다양한 소스 맛을 기본으로 밀가루, 쌀, 기타 곡물을 이용한 여러 형태의 떡들을 이용한다.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수준을 넘어 건강과 관련된 요소는 기본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어린아이들에게는 여전히 1등 간식으로, 어른들에게는 저녁에 술안주로까지 주목받고 있다. 순대, 치즈, 돈가스, 치킨, 라면'우동사리 등 소스나 토핑 재료에 따라 무한 변신이 가능한 대표 길거리 음식이다.
떡볶이가 유독 대구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대구 대표 떡볶이는 국물을 많이 주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튀김만두와 어묵을 곁들여 찍어 먹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떡볶이는 그럼 누가 즐겨 먹을까. 초중고생과 대학생까지 학교 앞의 소문난 떡볶이집과 회사원 등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페 형태의 전문점, 끼니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한 간식과 야식으로 먹는 시장 안 떡볶이집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또 대구에는 떡볶이 하면 생각나는 시장 골목상권들도 있다. 신천시장을 비롯해 신내시장, 동성로 떡볶이골목, 고성동, 경신고 인근에 위치한 몇몇이 모인 떡볶이 거리가 꽤 된다.
얼마 전 대구백화점 앞 맥도날드 뒤편 일명 '동성로 떡볶이골목'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신천할매떡볶이'(대표 김인태)가 예전의 명성을 새롭게 찾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성로 'ZARA 대구지점'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오면 찾기 쉽다.
김 대표는 "매운 떡볶이를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식욕을 느끼게 되고, 여성들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천할매떡볶이가 전성기를 누리던 때가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은 그 명성이 쇠퇴했다"며 "쇠퇴한 동성로 떡볶이 골목에서 옛 명성을 찾고 화끈하게 불황을 탈출하고자 이곳에 동성로 본점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그 시절 '천천천'(떡볶이 천원, 튀김오뎅 천원, 튀김만두 천원)의 신화를 그리워했다.
불황일수록 매운 음식을 많이 찾게 된다. 매운맛이 강할수록 우리 몸은 '엔도르핀'을 많이 분비하고 그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다. 얼마 전 대구산 떡볶이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현지 수출상담회에 참가해 앞으로 5년간 200만 달러어치를 납품하는 수출계약을 맺기도 했다.
떡볶이보다 먼저 대구를 알린 음식이 바로 치킨이다. 대구는 치킨의 본고장으로 불릴 정도다. 모두들 잘 알고 있겠지만 멕시칸, 처갓집, 교촌치킨, 페리카나, 호식이두마리치킨, 땅땅치킨 등 유명 치킨 브랜드를 탄생시킨 치킨의 본고장이 바로 대구다. 지난달 20일 막을 내린 제2회 치맥축제 때는 이 축제를 벤치마킹하려는 발길이 이어져 경기, 전북은 물론 중국 관계자들까지 축제장을 찾았다. 역시 대구의 화끈함은 대단하다.
대구는 대표 맛으로 따로국밥, 막창구이, 뭉티기, 동인동찜갈비, 논메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 무침회, 야끼우동, 납작만두 등을 '대구10味(미)'로 정했다. 여기에 대중성과 폭발성을 가진 떡볶이와 치킨을 더해야 한다. 이제 대구는 맵고 짠 음식만 있는 곳이 아니라 여러 음식의 맛을 접할 수 있는 고장임을 널리 알려야 한다. 화끈한 대구의 맛이 무더운 여름을 '핫'(HOT) 하게 만들길 바란다.
김규원 (주)핀외식연구소 대표이사'대구가톨릭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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