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제주는 얘기도 많고 전설도 많다. 또 신기한 것도 많아서 누구나 찾고 싶은 환상적인 곳이다. 낚시꾼이나 서퍼, 올레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물론 스쿠버다이버들도 늘 제주를 찾는 꿈을 꾼다. 그곳으로 가게 해 달라고.
필자 역시 여름휴가를 맞아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면 좋겠냐'고 상의해오면 망설임 없이 제주에 가서 스킨다이빙을 하라고 말한다. 때론 날씨가 좋지 않아 다이빙을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더 강력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무지막지한 잠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북태평양을 막 달려온 태풍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력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에 가면 스킨다이빙을 권하고 싶다. 스킨다이빙은 스쿠버다이빙보다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장비가 간단하다. 스쿠버다이빙을 할 때 필요한 장비가 없어도 되고 감압병 등 잠수 관련 질병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제주는 시야가 좋아 바닷속 로프나 그물 등에 걸릴 위험이 적어 스킨다이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8, 9월에는 수온도 최고점을 찍는다. 잠수복이 아닌 수영복만으로도 어느 정도 실력만 있으면 천국 같은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수영복과 수경, 스노클, 오리발, 잠수용 칼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다. 여유가 있다면 얇은 잠수복 정도는 필요하겠지만 필자의 경우 맨몸으로 여름 제주바다를 즐기기를 좋아한다. 그곳에는 우리가 꿈꾸지 못했던 환상의 세계가 있다. 모험도 있다.
마라도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그다음은 우도다. 이 순서는 필자의 생각이지 자신의 일정에 맞게 조율하면 된다. 가파도와 산방산 밑 용머리해안, 검은모래해변, 송악산, 사계해안, 차귀도, 외돌개, 섭지코지 등 포인트가 수없이 많다. 가족들과 함께 해수욕을 하고 싶으면 우도의 서빈백사와 하고수동, 김녕, 함덕, 협재 등이 좋다.
위에서 언급한 장소는 필자의 추억이 깃든 곳이라 더 아름다운 곳인지 모르겠다. 제주는 전역이 스킨다이빙의 천국이다. 걷다가, 또는 차로 달리다가 맘에 드는 갯바위나 포구 어디든 물에 들어가 보면 그곳이 포인트이다. 스킨다이빙의 가장 좋은 점은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에서 위로 50㎝ 사이에 있는 공기가 가장 깨끗하다고 알려져 있다. 스쿠버다이빙에 쓰는 공기통의 공기는 그에 비해 불편한 진실이기는 하지만 좀 덜 깨끗하다고 볼 수 있다. 공기압축기의 관리가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단은 공기압축기의 필터에서 오일과 수분을 다 걸러낸다. 사람이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리가 잘된 공기통의 공기를 마시면 목이 마르다. 99.9% 건조한 공기를 마신다는 것이다. 깨끗하기는 하지만 스킨다이빙을 하면서 마시는 해수면 바로 위의 공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스킨다이빙의 또 하나의 장점은 스쿠버다이빙 할 때 주로 다니는 30m 수심권보다 더 얕은 10m 안팎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더 밝고 시야가 좋고 더 다양한 생물을 체험할 수 있다. 유명한 포인트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수경을 쓰고 들어가는 그 바다가 바로 최고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꼭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강사로부터 스킨다이빙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값싼 수경, 스노클을 사더라도 꼭 실리콘 재질로 된 것이 좋다. 왜냐하면 저가의 경우 연질 플라스틱 재질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다. 잠수용 칼이다. 그물이나 줄에 다리나 발이 걸리면 그 칼이 당신의 소중한 목숨을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안전에 유의하면서 즐거운 휴가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경영(스쿠버숍 '보온씨테크' 대표)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철우 "안보·입법·행정 모두 경험한 유일 후보…감동 서사로 기적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