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1고로 21년 5개월 '최장 조업'

입력 2014-08-07 07:38:58

1973년부터 41년간 쇳물 생산…2차례 개수 거친 '민족고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용광로로 등극했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1고로가 21년 5개월(7826일) 동안 쇳물을 생산, 최장 조업기록을 달성했다. 1고로는 1973년 6월 8일 조업을 시작해 두 차례 개수작업을 거친 뒤 1993년 2월부터 조업을 재개, 지금까지 쉬지 않고 쇳물을 생산해 왔다. 현재 가동하지 않는 포항제철소 주물선 고로 가동기록(7804일)을 넘어선 것이다.

첫 조업시기부터 41년 동안 1고로가 생산한 쇳물은 모두 4천700만t으로, 이는 타이타닉호 크기의 선박을 1천 척 이상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첫 쇳물 생산 설비인 1고로에 대해, '민족 고로' '경제 고로'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뽐내고 있다.

고열'고압에 항상 노출돼 있는 고로는 특성상 내화물 마모 등이 많아 15년 이상 수명을 유지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조건에서 40년 넘게 1고로가 수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포스코의 철저한 설비관리와 탄탄한 제선기술 등을 통한 안정적인 조업상태 유지 덕분이다. 최근 준공된 대형 고로들과 비교하면 1고로의 조업 여건은 불리하지만 고도의 제선 조업기술을 바탕으로 설계생산 능력(120만t)보다 뛰어난 연간 125만t의 쇳물을 뽑아내고 있다.

1고로 조업 책임자인 정철호(50) 씨는 "입사 이후 20여 년을 함께 해 온 1고로에 감사한다. 1고로를 우리 민족의 자긍심으로 여기고 세계 최고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식 포항제철소장은 "사람으로 치면 100세가 넘는 나이에 젊은이처럼 쇳물을 생산하고 있는 1고로는 한국 철강역사의 대들보"라며 "포항제철소는 앞으로도 고효율 조업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1고로가 국내를 넘어 세계 최장수 고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수작업=고로가 수명을 다하면 조업을 중지하고 고로 내부 벽돌(내화물)을 교체하는 작업이다. 보통 개수할 때 내화물은 물론 철피 장식이나 기타 부속 설비 등을 모두 교체한다. 개수는 고로의 평균 수명(13~15년)에 맞춰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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