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순 단장 미용사 규합 지금껏 운영
"작은 나눔이지만 이'미용 봉사가 즐겁기만 해요. 장애인 어르신들도 머리를 깎고 나면 거울을 보면서 매우 행복해 하지요."
경산장애인복지관 3층 작은 방. "어르신님 잘 계셨어요?" 이'미용사 12명이 각자 이발도구를 챙긴 가방을 들고 도착했다. 먼저 온 어르신들은 방 입구 복도를 따라 30여 명이 줄지어 앉아 있다. 마침내 이발을 할 어르신 한 명씩 호명되고 어르신 5, 6명이 방 안에 들어갔다. 방 안에는 이발 준비를 마친 미용사들이 어르신들을 앉혀놓고 각자 맡은 파마, 염색, 커트 등 봉사를 시작했다. 어떤 50대 장애인 어르신은 전동차를 타고 들어와 스포츠형 커트를 했다. 키가 작은 미용사가 받침대를 놓고 올라가 머리를 깎았다. 이날 이'미용 봉사자는 송죽미용봉사단 회원들이다. 이들 미용사들은 매달 셋째 목요일 이곳 복지관에서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벌써 6년이 넘었다. 미용사들은 매회 60명 정도 이'미용을 해주고 있다.
"봉사가 남을 위하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해요.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발걸음도 가볍고 마음도 편해지니까요."
송죽미용봉사단을 이끄는 송복순(61) 단장은 봉사의 즐거움을 이렇게 말했다. 송죽미용봉사단은 송 단장이 20년 전에 만들어 지금껏 운영해 오고 있다. 30년 동안 만촌3동 새마을 부녀회 회원인 송 단장은 부녀회원 중에 미용사를 규합해 봉사단을 조직했다. 현재 회원은 20대부터 70대까지 30여 명 있다. 송 단장은 봉사단 운영 책임자다. 회원을 모으고 봉사 일정을 짜고 회원들 이동 등 모두를 도맡고 있다. 봉사현장에서는 회원들 손이 비면 염색 일도 마다치 않는다. 특히 송 단장은 이'미용에 필요한 앞치마, 커트보를 직접 만들어 봉사 현장에 가져오고 있다. 이 밖에도 송죽미용봉사단은 매달 경산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해 경산파티마요양병원, 동오요양원, 시지 청복복지관, 대구지체장애인협회, 황금복지관, 대구노인복지관 등에 정기적인 봉사를 펴고 있다. 시지 지역 7곳 경로당도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이'미용 봉사를 해주고 있다.
"봉사를 하는 데 회원들의 이동이 가장 힘들어요. 일부 회원들은 손수 차를 몰고 오기도 하고 심지어 택시를 타고 가는 경우도 많아요. 차량 봉사를 해주는 분이 있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송 단장은 만촌3동 제1경로당에서 '밥퍼' 활동도 하고 있다. 이'미용 봉사가 없는 날이면 매일 오전에 경로당에 출근해 오후 5시가 넘어야 퇴근한다. 경로당에는 할머니 15여 명이 나와 하루를 보내고 있다. 송 단장은 연로한 할머니들의 건강을 위해 잡채밥, 야채밥, 찰밥, 잡곡밥 등 정성이 가득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친정, 시부모를 모두 여읜 송 단장은 경로당 어르신을 보면 자신의 부모를 보는 듯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게 매우 기쁘단다. 당뇨로 10년 동안 고생하는 송 단장은 건강이 허락되는 데까지 봉사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했다. 2006년부터 봉사시간만 4천200시간이 넘는 송 단장은 환경부장관상, 대구시장상 등 수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