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에 '한류전용관' 세워 대구공연 수출 기지로"

입력 2014-08-05 07:13:24

대구 공연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자리가 최근 마련돼 화제를 모았다. '중국 공연시장의 흐름과 지역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31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린 대경콜로퀴엄이다.

발제자로 나선 이상원(사진) 극단 뉴컴퍼니 대표는 "대구 공연산업은 앞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중 합작 뮤지컬 제작 등을 위해 중국에서 활동하며 수집한 여러 사례를 들어 최근 신흥 공연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을 주목했다. 현재 중국 전체 공연시장은 우리 돈 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인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꾸준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공연문화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그동안 대구 공연산업은 서울 진출을 성공의 기준으로 봤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 공연시장도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서울 위주인 국내 뮤지컬 시장의 경우 공연 작품 수는 10년 전 연 50여 편이던 것이 최근 연 400여 편으로 늘었다. 하지만 관객 수는 크게 늘지 않아 과잉 공급이다. 특히 대형작품 위주로 공연이 공급되고, 스타급 배우들의 출연료가 수직 상승하며 제작비는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높아졌다. 결국 전체적인 수익률은 급감했고, 최근 중견 제작사 '뮤지컬해븐'이 자금난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정도로 위기다.

중국 공연시장의 기회 요소는 무엇일까. 이 대표에 따르면 우선 지리적으로 가깝다. 최근 항저우를 중심으로 상하이, 난징, 홍콩 등 중국 동해안 대도시에 공연 인프라 벨트가 조성되고 있다. 특히 항저우의 경우 대형극장부터 소극장까지 10여 개 공연장을 한데 모은 '동방 브로드웨이'가 구축되고 있다. 만약 지자체와 민간 협력으로 한류전용관을 설정하면 얼마든지 대구산 공연의 진출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 또 공연은 드라마나 음악(케이팝)에 비해 한류가 아직 시작 단계라서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대구 공연축제의 활성화 방안도 나왔다. 이 대표는 중국의 강소 연극제로 알려진 '우쩐 국제연극제'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관광'축제'아트마켓의 기능을 모두 충족한다. 인구 6천여 명에 불과한 우쩐은 연극제에 인구의 30배인 18만여 관객을 그러모은다. 지역 곳곳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며 예술가와 주민의 밀착도 꾀하는 등 축제를 통한 주민문화복지도 표방한다. 작은 공연 위주로 작품들을 모아 '공연 후 상품화' 방식의 아트마켓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이 대표는 "물론 신흥 해외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모든 작품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실패 요소를 줄여야 한다. 소규모 위주인 지방 공연예술단체의 작품 제작 여건을 돕는 창작 인큐베이터 조성, 현지 인적네트워크 구성, 관광산업과의 연계 등을 지자체가 나서서 지원해야 한다. 가칭 '민관 합동 글로벌문화프로젝트추진단'과 같은 실제적인 업무를 위한 조직 구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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