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00 학습전략…부족한 분야 차분히 보완, 지금부터가 '진짜 승부'

입력 2014-08-05 07:20:28

수능만 바라보는 중·상위권 수험생, 학생부 성적 좋으면 수시도 지원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3일) D-100일인 5일 오전 대구 계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3일) D-100일인 5일 오전 대구 계성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꿈을 위해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 격문이 적힌 수능 달력을 앞에 두고 공부에 몰두하고 있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사이에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13일)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책상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불볕더위는 달갑지 않은 존재다. 수험생들의 마음을 흔드는 복병은 무더위 외에 또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그것이다. 6, 7월 브라질 월드컵이 수험생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린 데 이어 다음 달 하순에는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교육계에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해에 수험생들의 성적이 예년보다 떨어진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그럴수록 수험생들은 이번 여름을 잘 보내야 한다. '수능 D-100'을 맞아 현직 교사, 입시 전문가들을 통해 남은 기간 수능 학습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수능 준비, 수시모집 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다음 달 초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이번 수시모집에선 전체 모집 정원의 64.2%를 모집한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수능시험 이전에 시행되는 수시모집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수시 지원 여부에 따라 수능시험 공부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수시모집을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집중하는 경우 ▷수시모집을 우선하는 경우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동시에 노리는 경우 등 3가지 상황으로 나누고 그에 맞춰 수능시험 준비 방법을 달리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정시를 우선하는 전략은 수능시험 모의평가 성적이 학생부 성적보다 월등하게 좋을 경우에 추천할 만하다. 정시에선 수능시험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지원 희망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수능시험 모의평가 성적이 학생부 성적에 비해 현저히 낮다면 수시에 집중하는 게 낫다. 지원 가능 대학을 확인하고 해당 대학이 요구하는 각종 서류를 미리 챙겨둬야 한다. 다만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한 대학에 지원한다면 수능시험 공부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차 실장은 "수시모집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학생 가운데 중'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학생부 성적이 특별히 나쁘지 않다면 수능시험 준비를 하면서 수시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성학원 측이 수능시험을 준비할 때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부분은 수학과 탐구 영역의 과목 선택. 수학 경우 지원 희망 대학의 요강을 꼼꼼히 살펴본 뒤 A, B형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계열에서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수학 B형을 요구하고 상위권 대학 일부 학과와 다수 중'하위권 대학은 수학 A형을 허용하는데 형평을 유지하려고 B형에 가산점을 주고 있다.

탐구 영역은 과목별 난도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논란이 많다. 하지만 지성학원 측은 다수 대학이 백분위를 활용하거나 변환 점수를 적용, 그 차이를 줄이고 있어 크게 염려할 것은 없다고 했다.

지성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1학기 모의평가 성적을 분석, 수학에서 승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A형으로 바꿔 보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반면 탐구 영역 경우 1학기 때 치른 모의평가에서 바라는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이제 와서 선택 과목을 바꾸기보다 기존에 고른 과목을 꼼꼼히 챙겨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수능 영역별 학습 전략은?

▷국어 영역=능인고 민송기 교사는 "암기에 집중하느라 국어 공부를 소홀히 하기 쉬운 시기지만 자칫 감각을 잃어버릴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공부 비중은 줄이더라도 손을 놓아선 안 된다"며 "EBS 교재와 기출 문제를 매일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어의 점수 분포는 대체로 상위권 쪽으로 몰려 있어 단 한 문제 차이로 백분위 점수가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따라서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어느 과목보다 중요하다. 수능시험 국어 영역은 EBS 교재와 연계해 출제되는 부분이 많다. 다만 지문은 EBS 교재의 것을 변형해 쓰는 데 반해 문제의 경우 EBS 교재는 물론 사설 문제집 내용을 피해 출제하다 보니 다소 모호한 표현이 사용되기도 한다. 기출문제를 통해 이 같은 흐름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영어 영역=지난 6월 모의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EBS 교재에서 70% 정도 연계돼 출제될 것이다. 남은 기간 EBS 교재와 강의에 집중하는 것이 수능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BS 교재를 학습할 때는 그 지문을 활용해 출제 가능한 유형의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보고, 지문 내용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넓혀두면 도움이 된다. 어휘를 익힐 때도 EBS 교재에 나오는 어휘를 중심으로 학습하는 게 좋다.

효성여고 윤태식 교사는 "듣기는 매일 반복하면서 감각을 유지하고 어휘력, 구문 이해능력, 독해 능력 중 취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실제 시험 시간 내에 45문항을 푸는 연습을 꾸준히 해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수학 영역=EBS 교재만큼 개념에 충실하고 수능 유형에 적합한 교재는 없다. EBS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을 철저히 분석하고 틀린 문제들은 여러 번 다시 풀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좋다. 오답을 적었거나 교사가 강조하는 문제를 따로 모아 자신만의 문제지를 만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모의평가에서 수학 성적이 좋거나 떨어졌다고 수학 학습 시간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평일에는 하루 30분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학습하고 주말에는 수학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좀 더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성고 김갑철 교사는 "이 시점에서 많은 책을 보려고 하거나 새 책을 찾으려다 자신감을 잃기 쉽다"며 "그보다 기출 문제를 분석, 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어보는 것이 낫다"고 했다.

▷사회탐구 영역=경북대사대부고 강문철 교사에 따르면 가급적 개념서를 단권화시켜 지속적으로 반복 학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단원의 기본 개념, 개념을 설명하는 용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이를 응용한 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EBS 교재도 전략적으로 복습해야 한다. 특히 수능시험에 많이 응용되는 부분은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에 제시된 텍스트, 도표, 그래프, 지도와 같은 자료들이다. 이들 자료가 어떻게 문제화하는지 잘 살필 필요가 있다.

강 교사는 "수능시험뿐 아니라 논술과 면접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뉴스나 신문, 인터넷을 틈틈이 참고해 시사 문제를 챙겨야 한다"며 "이들 문제가 교과의 학습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과학탐구 영역=상인고 조재갑 교사는 "기초 개념을 철저히 정리하고 이해했을 때 과학탐구 영역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고 실수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부담감에 내용을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채 문제 풀이에만 치중한다면 학습의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조 교사는 특히 성적이 2, 3등급 내외인 경우라면 9월 모의평가 전까지 부족한 단원의 개념 정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과학탐구 영역은 하루에 30분이라도 정해진 시간대에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 또 2, 3주에 하루는 실전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과목당 30분의 시간을 안배하지 못해 문제를 다 풀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수능시험에 사용됐던 자료가 재활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출 문제도 눈여겨봐야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