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급커브 '아찔한 도로' 안전표지판 파손 수년째 방치
가드레일도 없는 지방도에서 승용차를 몰던 60대 남성이 도로 옆 3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해 숨졌다. 이곳은 이미 사고 위험을 예고(본지 7월 29일 자 8면 보도)했던 곳이다. 도로 중앙선이 대부분 지워져 기본적인 교통안전체계조차 없던 곳이 바로 사고 현장 주변이다.
이곳은 경상북도 종합건설사업소 관할 구역이다. 사업소는 지난달 취재 과정에서도 "돈이 없어서 안전시설을 못한다"며 예산 타령을 했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이 이곳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산악지형을 오르내리는 이 도로 사고 구간은 누가 봐도 위험한 곳이다.
하지만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도로를 따라 5m가량 콘크리트형 가드레일이 없다. 가장 위험한 구간에 안전장치가 없는 것이다.
가드레일만 있었더라면 윤 씨의 차량이 도로 옆 30m 아래 계곡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인근 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주민 김모 씨는 "몇 년 전에도 이번과 똑같이 사고가 났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확인 결과, 이곳 지방도는 사고 구간뿐 아니라 내리막 급거브 곳곳에 콘크리트 가드레일이 없거나 파손돼 있다. 일부 구간 가드레일은 파손된 지 수년이 지나도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였고 급거브를 표시하는 표지판 등도 뽑힌 채 도로가에 방치돼 있었다.
경상북도 종합건설사업소 관계자는 "100m 구간을 보수하는데 3천만원 정도가 드는데 1천592㎞의 지방도를 모두 관리하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도 도로 구조물 등의 전체 지방도 관리비용이 3억8천만원뿐이다. 우리도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