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만들기 별거 아니에요" 박채연 경주 환경농업교육원 강사

입력 2014-08-04 11:39:26

농협중앙회 경주 환경농업교육원에서 7년째 '친환경 제품 만들기' 강사로 활약 중인 박채연(37) 네이쳐 연구소 대표. 그는 이 교육원에서 가장 오래된 '최장수' 강사다. 이 교육원 최문섭(52) 원장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요즘 워낙 많은데다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만족도가 너무 높아 박 대표를 이제 원장 마음대로 '자를 수' 없게됐다"고 웃었다.

박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 제품 제작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것도 아주 비싼 가격에 사야 하는 화장품 등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방법이어서 교육생들은 강의가 시작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귀를 쫑긋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수만~수십만원짜리 유명브랜드 화장품은 뭔가 다를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 재료를 갖고 화장품을 만들어보면 제작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지난해 유명 화장품들의 통관가격이 공개되면서 화장품가격에 거품이 너무 많이 끼어 있다는 논란이 일었죠. 더욱이 샴푸와 비누, 바디워시에 많이 함유된 합성방부제와 합성 계면활성제, 인공향료가 자궁암과 유방암 등의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면서 소비자들은 너무 불안합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하는 DIY 친환경 제품 만들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박 대표는 "'그런 것도 만들 수 있느냐'며 놀라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뭐든지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스킨, 로션, 샴푸는 물론, 여름철 필수품인 천연모기퇴치제, 천연버물리, 주방 및 세탁 세제, 천연치약, 비누, 크림, 친환경 캔들, 아로마디퓨저, 아로마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이 DIY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구 중구에서 친환경 만들기 공방인 '네이처갤러리'를 운영한다. 이곳에는 30, 40대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정에서 사용할 스킨과 크림을 만든다. 별도 수업료 없이 재료비만 내고 이용하면 돼 항상 사람들로 넘쳐난다.

"요즘엔 대학생들도 많이 옵니다. 대학생들이 찻집에 모여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요즘 학생들은 뭔가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 같아요. 대학생 몇몇이 모여 차를 마시며 모공관리스킨과 알로에에센스를 만들어갑니다. 2만원 약간 넘는 돈으로 친교도 DIY 제품도 덤으로 만듭니다."

박 대표는 친환경 DIY 제품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려운 단어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캔들은 콩을 가수분해한 소이왁스를 녹인 뒤 면으로 된 심지를 꽂아 만듭니다. 인공염료도 사용하지 않고 순수 아로마오일만을 사용하면 됩니다. 천연모기퇴치제는 곡물 등을 발효한 식물성 에탄올에 벌레가 싫어하는 시트로넬라와 레몬글라스를 섞은 아로마오일만을 첨가합니다. 이렇게 만들면 몸에 직접 뿌려도 정말 안심이 됩니다. 얼마 전엔 천연모기퇴치제를 만들어간 40대 주부가 '딸과 아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싸웠다'며 그 다음 날 한 세트를 더 만들어가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친환경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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