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수철(가명'53) 씨는 최근 병원을 찾았다가 남성형 골다공증이 될 위험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 씨의 골밀도 측정치(T-score)는 -2.8으로 30대 중반에 비해 골밀도가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다. 보통 -2.0일 경우 정상일 때보다 골절이 생길 확률이 4배 정도 높아지고 -3.0이 되면 같은 충격에도 골절될 확률이 8배나 상승한다.
박 씨는 평소 담배는 피우지 않지만 대다수 직장인이 그렇듯 잦은 과음으로 지친 상태였다. 의료진은 우선 체중을 7㎏ 줄일 것을 권했다. 박 씨는 키 176㎝에 몸무게는 88㎏으로 비만 체형이었다. 체중이 줄어들면 뼈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칼슘과 비타민D를 꾸준히 복용해 뼈의 생성을 돕기로 했다.
골다공증이나 유방암이 여성만의 질환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성보다는 발병할 가능성은 낮지만 남성에게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과음과 흡연,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비만, 가족력, 유전자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남성들도 비슷한 질환을 겪는다. 남성이 걸렸다고 해서 질환 자체가 더 위험하진 않다. 하지만 남성들의 경우 일찍 발견하지 못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남성의 뼈에도 골다공증 온다
골다공증은 여성들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남성 환자들의 수도 만만치 않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에 따르면 50세 이상 남성 중 7.5%가 골다공증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70세 이상의 경우 18%에서 골다공증이 나타났다. 그러나 자신이 골다공증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0대 남자 중 2.5%, 60대 남성 5.0%만이 자신이 골다공증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골다공증은 뼈에 있는 구멍이 많아지고 뼈 조직 사이가 여기저기 끊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질환을 말한다. 남성 골다공증은 발병 원인의 60% 정도가 가족력이다. 과음이나 흡연도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술을 자주, 많이 마실 경우 영양 불균형과 함께 장의 칼슘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또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비타민D를 소모하면서 뼈를 약화시킨다.
흡연은 뼈로 가는 혈관을 수축시켜 뼈의 재생 능력을 떨어뜨린다. 뼈 세포는 3개월을 주기로 재생과 사멸을 반복하는데, 흡연은 이 과정을 방해해 뼈 건강을 악화시킨다. 키에 비해 마른 체형도 남성 골다공증이 생기기 쉽다. 체중의 40%는 뼈의 무게이기 때문에 체질량 지수가 낮으면 뼈가 약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남성 골다공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식이요법, 운동, 생활습관 개선 등이 병행된다. 우선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멸치, 건새우, 미역, 우유, 치즈 등에는 칼슘이 풍부하다.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D도 보충해야 한다. 비타민D는 고등어나 참치 등 등푸른생선이나 달걀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햇빛은 피부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므로 야외활동을 자주 하는 것도 좋다.
하루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과도한 운동이나 척추를 압박하는 운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도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인다.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음식은 싱겁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박일형 교수는 "당뇨병이 있거나 항경련제를 장기 복용하고 있는 50세 이상 남성은 골다공증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말 못할 고민, 여성형 유방
여성형 유방은 젖꼭지 아래에 멍울이 생기고 가끔 통증을 느끼며 드물게는 유즙이 나오기도 한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여성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여성의 유선 조직이 발달한 탓이다. 과도한 여성호르몬의 원인은 발모제 등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했거나 만성 간질환, 신부전처럼 호르몬대사에 이상을 유발하는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뇌하수체종양이나 폐의 신경종양, 고환암 등이 있다.
그러나 여성형 유방 중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이 없다. 주로 10대 청소년 가운데 뚱뚱한 체형에서 잘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몸속에 지방성분이 많으면 일부가 여성호르몬이 변해 여성형 유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형 유방은 유두 피부 밑에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고 유선 조직이 확인된다. 간혹 가짜 여성형 유방과 헷갈리기도 한다. 가짜 여성형 유방은 유선 조직이 아닌 지방조직이 유두 피부 밑에 발달한 경우로 손으로 만져지는 종괴가 단단하지 않고, 유선 조직이 없다.
여성형 유방은 그 자체로는 건강에 위협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간헐적인 통증으로 불편함을 줄 수 있고, 외모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거나 유발하는 약물을 교체하면 치료된다. 체중 조절을 하거나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일단 경과를 지켜보다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여성호르몬 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수술로 제거한다.
여성형 유방의 경우 드물지만 유방암이 생길 수 있다. 2008년 우리나라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중 0.6% 환자가 남성이었다. 남성 유방암은 직계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거나 일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시키는 클라인펠터증후군, 에스트로겐 및 항안드로겐 투여, 알코올 중독 등이 원인이다.
경북대병원 유방갑상선외과 황승욱 교수는 "남성 유방암이 여성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은 아니지만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여성형 유방이 남성 유방암의 원인은 아니지만 유방암의 위험인자가 있거나 고령인 경우에는 유방암 검진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박일형 교수, 유방갑상선외과 황승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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